법제처, 국민불편법령 개선.금전납부제 합리화 과제 보고
남편 출산휴가기간 연장.유급화, 성범죄자 택시운전 제한

이르면 내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비롯한 각종 시험의 응시생은 응시 수수료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저출산 사회를 맞아 남편의 출산 휴가기간 연장과 유급화가 추진되고, 택시를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를 경우 택시 운전이 영구적으로 제한된다.

법제처는 23일 오전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서민생활 안정과 취약계층 배려를 위한 국민불편법령 개선 과제 72건과 금전납부제도 합리화 과제 142건을 선정, 보고했다.

우선 현재 수능을 비롯한 대부분의 시험에서 응시 수수료 반환 규정이 아예 없거나 단순히 수수료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한다고만 규정돼 있는 점을 감안, 응시의사 철회 시점 등에 따라 수수료를 반환토록 해 응시생의 부담을 완화키로 했다.

이에 따라 수능과 감정평가사 시험은 내년 상반기, 공인회계사 시험과 변리사 시험은 내년 중으로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수료 등의 산정 과정을 투명화하고 전자 납부를 일반화하기로 했다.

법제처는 또 내년에 고용노동부와 협의를 거쳐 남편의 출산휴가를 연장하고 유급화하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택시를 이용한 성범죄 등의 경우 택시운전을 영구적으로 제한하고, 택시를 이용한 범죄가 아닌 경우에도 성범죄 등을 저지른 자는 택시운전 결격기간을 강화한다.

해외건설 시공상황 보고 간소화, 식육등급 표시 합리화 방안 등도 추진된다.

아울러 매년 5천건 이상 발생하는 아동 학대와 관련해 친권상실선고 청구요청권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아동학대 재발 우려가 있을 경우 검사가 법원에 임시조치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보건복지부와 함께 아동복지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 교통범칙금의 카드 납부, 운전 중 무전기 사용 제한, 자전거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제한 등을 경찰청과 협의할 중장기 검토 과제로 정했다.

어린이 영화 등 전체 관람가 영화를 상영하기 전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의 예고편 상영을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영화업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중장기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한식세계화사업 활성화를 위해 체류자격을 개선하고 MP3 플레이어 등의 적정음량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소관 부처와 논의해 추진하는 방안을 장기 검토키로 했다.

법제처는 또 올해 정부입법계획 추진 법률안 444건 중 20일 현재 310건(69.8%)이 국회에 제출됐으나 이중 정부조직법 등 12건만 처리됐고 298건이 국회 계류 중이며 나머지 134건은 아직 정부 내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보고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하는 중점법안 54건 중에서는 유통산업발전법 등 2건만 처리됐다.

법제처는 "각 부처는 긴밀한 당정 협의체제를 구축하고 의원간담회와 정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정부제출 법률안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