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연말에 대대적인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해마다 이맘때 시행되는 정기인사지만 올해는 국민은행의 대규모 희망퇴직과 우리금융 민영화, 신한사태 등 각 은행의 현안과 맞물려 있어 인사 규모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다음 달 중 57개 본부 부서 가운데 일부를 통폐합해 본부를 슬림화하는 등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한다.

이를 위해 얼마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본부장과 부장, 팀장 공모를 시행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직원 3천244명의 퇴직에 따른 공백을 메우고자 이달 18일 본점 인력의 10%가량을 영업점으로 보낼 예정이다.

다음 달 중 여신관리센터 소속 후선업무 담당 직원 600여명도 영업점에 배치하고 50여명은 서울집중센터로 발령내 여신관리센터도 폐지할 방침이다.

퇴직한 영업점장 200여명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12월 중 승진 200여명을 포함해 400여명의 영업점장 인사도 단행한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은 오는 17일까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점장 공모를 진행한다.

실적 부진 직원의 재교육을 위한 성과향상추진본부는 노동조합 설득을 통해 설립할 방침이다.

노조 등 내부에서는 이번 희망퇴직 기간에 퇴직 권고를 받고도 `버틴' 직원 약 1천100명이 재교육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KB금융지주도 연말에 인원을 슬림화하고 일부 직제를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은 다음 달 중 권점주 부행장과 김형진 부행장, 이영훈 부행장 등 임원 3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임원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경영기획그룹 본부장을 신설하고 임종식 대기업영업부센터장을 승진 발령했다.

신한금융지주는 다음 달 임기 만료되는 이진용 신한프라이빗에쿼티 사장의 후임 인사를 단행한다.

라응찬 전 회장의 뒤를 이을 후임 회장을 선임하기 위한 작업도 착수해 내년 3월 주주총회 전까지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신한금융의 경영진과 임원 인사는 신한사태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그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은행도 연말 임원 인사를 시작으로 정기 인사를 시행한다.

부행장 임기가 1년인 우리은행은 다음 달 중순께 부행장 재신임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말 부행장을 11명에서 13명으로 늘리고, 6명의 부행장을 새로 선임하는 등 대대적인 인사를 했었다.

이번 인사 폭을 두고는 내부 전망이 엇갈린다.

민영화 작업이 진행 중인 데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사실상 내년 3월인 만큼 대폭의 인사가 단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과 예년 수준에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사는 임명권자의 의지에 달린 것이지만 민영화 작업 등과 관계없이 예년과 비슷한 정상적인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윤용로 행장이 12월 20일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신임 행장 선임이 급선무다.

기업은행은 이달 말 행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신임 행장 선임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내달 중순께 행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1월 초에 임원과 지점장 인사, 조직개편 등을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장은 행추위가 후보자를 신청받아 추천하면 금융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융권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끝난 만큼 기업은행장 선임 문제가 경제부처 인사와 맞물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12월 말 본부장 이상 임원 인사를 한 뒤 내년 1월 초에 지점장과 직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우리금융과 합병 이슈가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만큼 별다른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작년처럼 소폭의 인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조재영 최현석 기자 indigo@yna.co.krfusionjc@yna.co.kr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