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로 외제차량을 운전하다 뺑소니사고를 낸 전 청소년축구 국가대표 출신 선수가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붙잡혔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3일 도로에서 20대 여성을 자신이 운전하던 차량으로 들이받아 중상을 입히고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로 김모(2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1시30분께 부산 북구 구포동 구포대교(편도 3차로) 김해방향에서 2차선으로 BMW 차량을 몰고 가던 중 도로 위에 서 있던 이모(22.여)씨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도로에서 휴대폰을 찾던 중 사고를 당한 이씨는 현재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식불명 상태다.

사고 당시 김씨는 차량 번호판을 숨기려 미등을 모두 끈 채 속력을 높여 도주했으며 경찰은 사고차량 인근을 지나던 택시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추적에 나섰으나 차량 번호를 알 수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사고지점 인근 교차로와 터널요금소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김씨의 차량번호가 밝혀지면서 수사가 급진전, 경찰은 사고발생 6일만에 김씨를 붙잡았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청소년축구 국가대표와 프로축구 선수를 거쳐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축구 2부리그에 해당하는 내셔널리그에서 활약했지만 무릎 부상에 이은 수술로 선수생활을 접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씨는 지난 3월 음주단속에 적발돼 무면허 상태였으며 누나 명의의 외제차량을 타고 다니며 최근 12차례나 속도위반을 저질렀던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win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