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이 경남은행 인수를 위해 조만간 지주회사 설립 예비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또 대구 경북 지역 미분양 아파트 해소와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연 4% 정도의 금리로 총 5000억원 규모의 담보대출을 제공하기로 했다.

하춘수 대구은행장(사진)은 7일 창립 43주년 기념식 후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방은행도 대형화를 통해 더 성장하고 지역경제에 공헌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 행장은 지주회사 설립에 대해 "당장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하기 위해 지주회사를 설립하지만 다른 지방은행들도 지주회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겠다"며 "장기적으로 여러 지방은행이 자회사로 참여하는 지방은행 공동 지주회사를 만든다는 구상을 아직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과 경쟁하려면 증권 보험 등이 결합된 복합상품을 출시해야 하는데 지방은행들이 각각 증권 보험 등 자회사를 만드는 것보다는 하나의 지주회사 아래서 증권 보험 등 자회사를 업종별로 하나씩 두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하 행장의 설명이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 전에도 한정된 지역에서만 영업하는 지방 보험사 등이 있었는데 외환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모두 무너졌다"며 "대형화해야 시너지가 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전날 금융위원회로부터 대구 · 경북지역 선불 교통카드 업체인 카드넷 인수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로써 자회사는 대구신용정보와 함께 2개로 늘어나게 됐다.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여건이 갖춰진 셈이다. 대구은행은 교통카드로만 이용돼 온 교통카드를 유통 현금카드 전자상거래 신분증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첨단 전자화폐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하 행장은 "대구 · 경북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담보대출을 5000억원 정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가를 20% 정도 내렸고 최근 전세 가격이 오르면서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 행장은 "미분양 아파트가 해소되면 가계,기업들에 도움이 되고 경제가 선순환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행장은 "작년 17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좋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어들고 수익성이 향상돼 올해보다 훨씬 나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