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의 퍼펙트 골프] (2) "임팩트 후 목표 방향으로 팔 쭉 뻗어야"
"거리가 많이 나는 건 아니지만 스윙이나 퍼트 등 모든 샷에서 템포가 일정했어요. "

국내 여자골프 메이저대회 '메트라이프 · 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 2~4라운드에서 동반플레이한 후배 허윤경이 나를 이렇게 평가했다고 한다. '거리가 안 난다'는 말은 내가 자주 듣는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올시즌 내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는 238.3야드(약 217m)다. 약 150명의 미국LPGA 투어프로 가운데 124위다. '장타자' 소리를 듣는 남자 아마추어 골퍼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거리가 짧아서 그럴까. 드라이버샷 페어웨이 안착률에 들어가면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시즌 평균 78.0%로 이 부문 투어 1위다. 그래서 거리와 정확성에 대해 물을 때마다 "세상은 공평하다"고 내놓고 말하곤 한다.

이번 대회가 끝나고도 기자들이 "드라이버샷을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칠 수 있는가. 드라이버샷을 매번 페어웨이에 떨구기 원하는 아마추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어드바이스나 신 프로만의 비결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무엇보다 폴로스루(follow through)를 자신있게,끝까지 해주는 일이 중요하다. 임팩트 후에도 끊기지 않고 목표방향으로 한 번에 뻗어나갈 수 있는 스윙이 조금 더 정확한 방향성을 만든다. 또 하나는 '스윙은 밸런스와 리듬'이라는 점이다. 많은 분들이 밸런스 · 리듬보다는 스윙궤도 등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을 본다. 아무리 궤도가 좋다고 하더라도 밸런스와 리듬이 무너지면 좋은 스윙이 나올 수 없다. 이 두 가지를 잊지 않는다면 모든 스윙에서 정확한 샷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허윤경이 지적한 템포도 내가 강조하는 리듬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임팩트가 되자마자 고개를 들면서 스윙을 멈춰버리는 수가 많다. 폴로스루나 피니시를 생략하고 마는 것이다. 이른바 끊어치기 때문에 타구가 뻗어나가지 못하고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굽어진다. 대개 오른쪽으로 가면서 거리가 짧아지고 페어웨이를 벗어난다.

결국 폴로스루-피니시 자세를 취하려면 스윙 내내 몸의 밸런스를 유지해야 하고 일정한 리듬을 타야 한다. 폴로스루-피니시 자세,밸런스,리듬은 제각각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모두 달성할 수 있는 것들이다.

거리는 동반자들보다 멀리 나가는데,한 라운드에 한두 차례는 OB나 로스트볼이 나오는 골퍼들은 이걸 음미해볼 만하다. 폴로스루-피니시 자세를 취하는 일은 스윙을 가다듬어야 하므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밸런스와 리듬은 테크닉보다 멘탈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뜻이다.

동반자가 멀리 쳤다고 해서,홀이 파에 비해 길다고 하여 평상시 스윙에 갑자기 힘이 더해지면 밸런스가 무너지고 리듬이 흐트러지게 마련이다. 티잉그라운드에서든 페어웨이에서든 '너는 너,나는 나' '나는 내 식대로 간다'는 생각이 평상시의 밸런스와 리듬을 깨뜨리지 않는 길이다.

정리=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