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락(伯樂)의 천리마(千里馬)'라는 고사가 있다. 하루에 1000리를 달리는 말도 좋은 말을 알아보는 백락 같은 사람이 있어야 세상에 이름을 날린다는 말이다. 천리마는 어느 시대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백락 같은 사람이 없다면 천리마도 짐을 나르는 허드레 말로 취급되고,등가죽이 벗겨지도록 평생 마차만 끌다 마구간에서 죽을 것이다.

명당(明堂)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그 땅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성격에 맞게 땅을 이용할 때만 비로소 집터의 운이 틔고 복이 들어온다.

명당은 까다롭다. 명당이라도 사업 운이 좋은 터,권력에 이로운 터,학문으로 성공할 터,명예를 드높일 터,건강과 장수를 누릴 터 등 제각각 존재한다. 대명당(大明堂)이라 해도 고작 한두 개의 발복이 겹쳐서 일어날 뿐이다. 하나의 명당으로 이런저런 복이 다 굴러들어올 것으로 믿는다면 도둑 심보다.

그렇다면 제조업에 맞는 터는 어떤 곳일까? 제조업은 공장과 본사가 서로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본사는 보통 도심의 빌딩에 사무실을 둔다. 본사는 기획과 영업,그리고 관리에 중점을 두는 사무공간으로 주로 결실을 거두어 관리한다. 풍수에서는 서향을 제조업 본사의 적지로 여긴다. 서향은 금(金)에 해당하고 계절로는 가을이다. 서향은 봄에 심고 여름에 여문 결실을 추수하는 방위이다.

다만 건물 앞쪽에 여러 도로가 합쳐 모이는 평평한 터가 길지(吉地)이다. 이른바 사각 교차로의 코너가 으뜸이다. 풍수에서는 '모든 물이 명당 앞쪽으로 모여들어 완만하게 흘러가면 자손의 부귀가 천추(千秋)에 이른다'고 한다. 기업의 최고 미덕은 사업이 번창하는 것이다. 그래야 사회에 기여하고,기업도 자손대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빌딩 앞쪽에 사통팔달로 도로가 많이 보이면 보일수록 좋은 자리다.

건물의 형태는 외관 모양이 '□형태'인 토산(土山)이나 산의 정상이 '일자(一字)형태'인 '일자문성사(一字文星砂)'가 길하다. 토산은 부귀에 영향을 미치고,일자문성사는 부귀를 온전하게 유지한다. 빌딩이 고층이라면 위태롭게 높게만 짓는 것보다 '凸형태'로 안정감과 토산을 함께 갖추는 것이 좋다.

최고 경영자(CEO)의 집무실은 북향에 두어 남향을 바라보도록 해야 한다. 풍수에서 상석(上席)은 북쪽이고 하석(下席)은 남쪽이다. CEO는 취향에 따라 책상에 앉아 중요 사안을 결정하는 사람과 소파나 회의탁자에 앉아 보고를 받으면서 결제하는 사람 등 제각각이다. 만약 소파나 회의탁자에서 주로 의사결정을 하는 CEO라면 창을 등지고 앉게 의자를 배치하는 것이 좋다. 창에서 들어오는 빛은 CEO의 등과 임원의 얼굴을 비춘다. 임원의 얼굴은 자세히 보여야 하지만 CEO의 얼굴은 희미하게 보여야 신비감이 있다. 그래야 ECO의 품격과 권위가 높아진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