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기계' 김현수(22.두산)가 살아난 타격 감각과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까지 선보이며 2위 싸움에 갈 길 바쁜 소속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롯데와 4위 다툼에 한창인 LG와 상승세인 삼성을 쫓아가야 하는 두산이 맞붙은 21일 잠실구장.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넷을 골라 나간 김현수는 다음 타자 김동주의 2루타 때 LG 좌익수 이병규가 더듬거리는 사이 재치있게 홈으로 파고들어 포수의 태그까지 피하며 득점을 올렸다.

0-5로 뒤지다가 6회초 대거 4점을 뽑으며 따라붙던 LG의 추격의지를 꺾는 점수였다.

김현수는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에서 "동주형이 쳤을 때 무조건 홈에 들어와야겠다고 생각하고 달렸고 포수의 태그를 피해 나도 모르게 옆으로 최대한 빠졌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1회에도 LG 선발 김광삼에게서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때려내 팀의 첫 타점을 기록하는 등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고 주자로 홈도 두 번 밟았다.

'타격 기계'로 불릴 만큼 정확한 타격을 자랑하는 김현수는 올해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성적으로 속 앓이를 했다.

2008년과 지난해 2년 연속 0.357이 높은 타율을 기록한 그였지만 올 시즌 타율은 이날 경기 전까지 0.298로 3할 타율에 못 미쳤다.

시즌 초반에는 잘나가는 듯했으나 4월 중순께부터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며 4월 타율은 0.267로 곤두박질을 쳤다.

이후 5월 0.284, 6월 0.294로 조금씩 좋아지더니 7월 타율은 3할을 넘기며 시즌 타율도 3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부진에 빠진 이후 타격폼을 간결하게 다듬었다는 김현수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다"라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주축 타자 김현수가 점차 살아나면서 후반기 두산의 2위 탈환 싸움도 한결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경기에서 8회 2점 홈런을 때려내며 열흘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한 그는 "홈런을 많이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점을 많이 올려 팀이 이기는 데 주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