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 때 떠나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끝으로 계약 기간이 종료된 허정무(55) 축구대표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재계약하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2일 "허정무 감독이 가족회의를 열어 대표팀을 계속 맡지 않겠다는 태도를 결정했다.

이런 내용은 코치진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 출전 사상 처음으로 16강 쾌거를 이뤘던 허정무 감독은 연임을 사실상 포기했다.

허 감독은 이런 내용을 정해성 수석코치와 김현태 골키퍼 코치, 박태하 코치에게도 전달했고 2일 기자회견에서 공식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허 감독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그리스와 1차전 2-0 승리를 지휘해 한국인 감독 월드컵 첫 승리에 이어 원정 16강 진출 위업을 달성했다.

그러나 내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2011년 아시안컵을 앞두고 대표팀 지휘봉을 계속 잡을 경우 16강 진출 쾌거 위상이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허 감독은 앞서 "다른 사람이 대표팀을 맡는 것 아니냐"면서 "다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하는 일을 하고 싶다"며 유소년 축구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 감독이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유임 권유에도 연임을 거부함에 따라 차기 사령탑 후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임으로는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과 정해성 대표팀 수석코치가 거론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감독 물망에 오른 것만으로 영광스럽다.

하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위해 모든 것을 집중할 생각"이라며 사실상 고사 의견을 전했다.

이에 따라 허정무 감독을 보좌하며 한국의 월드컵 7회 연속 본선 진출과 16강 진출 위업에 앞장선 정해성 코치가 차기 사령탑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위원장 이회택) 회의를 열어 허정무 감독의 후임을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