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라운지] 케이아이씨‥플랜트 설비 '강자'…풍력ㆍ자원개발로 '영토확장'
이상진 케이아이씨 대표(58)는 지난 4월8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준공을 앞두고 초조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고로방식 제철소의 핵심설비 중 하나인 코크스 이동기계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가동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코크스 이동설비는 불순물 제거를 위해 900~1100도로 소성시킨 코크스를 고로에 밀어 넣어주는 설비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자체 기술로 설계 제작해 국내외 제철소에 설치했지만 한번의 사고도 없었다"며 "100여명의 직원들이 주말을 잊은 채 당진제철소의 순조로운 준공을 위해 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국내외 수주가 늘자 지난해 9월 포항 고현리에 160억원을 들여 8만2500㎡의 부지에 공장을 확장 이전한 데 이어 포항신항만 6만5160㎡의 부지에 올 10월 1단계 완공 목표로 250억원을 들여 신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다. 지난해 1507억원을 올린 매출액은 올해 1800억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독자기술 확보한 플랜트 세계 최고

[중견기업라운지] 케이아이씨‥플랜트 설비 '강자'…풍력ㆍ자원개발로 '영토확장'
케이아이씨는 1971년 단열 및 방염공사를 하는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40년이 지난 지금 세계적인 플랜트 업체로 발돋움했다. 금속재료의 표면층을 경화시키는 하드페이싱은 포스코 물량의 70%를 처리하는 등 국내 시장점유율 1위다. 코크스 이동기계는 2006년 일본 스미토모상사를 시작으로 2007년 현대제철,2008년 포스코,올 2월 인도 뷰샹스틸 등에 공급하기로 잇따라 계약했다. 또 석유화학공장에 들어가는 가열로와 질소산화물을 걸러내는 탈질설비도 만들어 국내외에 팔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에 들어가는 보온단열재 뉴콘시스템도 국산화해 국내 원전에 전량을 공급한다. 최근에는 터널 및 지하도로에 설치해 공기를 정화하는 환기시스템도 만들고 있다.

특히 올 들어서는 석탄에서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설비인 가스화설비를 독점 생산하고 있다. 이 대표는 "가스화설비는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레드라이온이 개발한 혁신기술로 우리 회사가 전량 생산하기로 위탁 계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생산직원 200여명의 평균 근속연수가 17년일 정도로 숙련 기술자가 많은 게 외국기업이 우리 회사를 높게 평가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활발한 신사업 진출

전북 무주 정읍 등 8개 시 · 군에 2012년까지 총 200㎿급으로 조성되는 풍력단지에 현대중공업 등과 함께 참여,발전설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최근엔 자회사 새만금관광개발을 통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새만금방조제 일대 위락단지 조성 사업권을 따냈다.

케이아이씨는 해외 주문물량을 현지에서 소화하기 위해 해외공장 신축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쭝 꾸앝 경제자유구역 11만1880㎡의 부지에 200억원을 투자해 내년 3월 가동 목표로 공장을 짓고 있다.

이 대표는 "베트남 공장은 최근 유화단지 조성이 활발한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및 중동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캐나다에 현지법인 이스타케이아이씨를 설립하고 원유를 머금고 있는 모래에서 원유를 추출하는 오일샌드 플랜트를 현지에서 생산 공급하고 있다.

포항=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