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대형 로펌인 A사와 B사에 요즘 구조조정위원회가 설치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위원회가 변호사 등 직원들의 회사 기여도 등을 평가해 인원을 감축하고 연봉을 최대 50%가량 줄이기로 했다는 얘기다. 두 회사는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A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월급을 못줬다는 얘기가 떠돌았는데 이런 소문이 또 돌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로펌들이 흉흉한 괴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어디가 어렵다더라'식의 루머가 꼬리를 물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의 법률 서비스 수요가 급감한 게 소문의 배경이다. 여기에 법률시장 개방이라는 이중고까지 겹쳐 로펌에 관한 루머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일반 기업들 사이에서나 나오던 '부도설'도 떠돌고 있다. 10대 대형 로펌인 C사는 한때 "부도를 앞두고 있다"는 소문에 시달렸다. C사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입장이지만,"상황이 안 좋다"는 소문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해에 신규 변호사를 30~40명씩 뽑는 등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섰던 로펌들은 구조조정설에 노출됐다. D사는 일감이 없어 특정 부서 변호사 가운데 절반이 놀고 있다는 얘기가,E사는 최근 거의 한 부서 전체 변호사가 다른 로펌으로 이직했다는 얘기가 퍼졌다. 5~10위권 로펌의 한 3년차 변호사는 "과거에는 10년 정도 근무하면 모두 파트너 변호사(지분 소유 변호사)가 됐지만,최근 신입 변호사들은 파트너가 못되고 퇴출당할까봐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덤핑설'도 꼬리를 물고 있다. 대형로펌인 F사는 업계에서 "가격을 다른 로펌의 반으로 후려쳐 수임한다"고 지목받고 있다. 한 로펌 변호사는 "소송사건을 입찰에 부친 한 기업 담당자로부터 '최상위권 G로펌이 당신의 로펌보다 한참 낮은 수임 가격을 써냈다. 당신들은 왜 비싸냐'고 물어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로펌들의 사건 수임도 영역을 가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사건만 챙기던 모 대형 로펌은 최근 한 중소 여행사 소송 입찰에 저가로 참여했지만 수임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률시장 개방에 대한 불안감도 퍼지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