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전 6시30분 서울 세종로 스타벅스 광화문점.다소 이른 시간이지만 매장 안팎은 손님들로 붐볐다. 교보증권 출입증을 목에 건 한 직장인은 "출근 전 여기서 영어공부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8시.아침에 50개가량 쌓여 있던 샌드위치는 5개 빼고 다 팔렸다. 퇴근한 직장인과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8일 오후 2시.주말을 맞아 가족,연인,외국인 등 광화문광장과 청계천을 찾은 나들이객으로 매장은 발 디딜 틈이 없다. 김명일 점장은 "평일 점심이나 공연 전후에는 20~30명씩 줄을 선다"며 "주말에는 나들이 고객들로 넘쳐나 바리스타가 18명 넘게 투입되지만 점심도 못 먹을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국 310개 스타벅스 매장 중 고객 수와 매출 면에서 단연 1등 점포는 광화문점이다. 하루 평균 1000여명의 고객이 찾고,커피만 1350잔이 팔린다. 월 매출은 2억~2억3000만원대로 스타벅스 점포 평균 월 매출(5500만원)의 4배 수준이다. 직원 수는 30명으로 전체 점포 평균(12명)의 2.5배지만,1인당 매출로 치면 평균보다 50%가량 많다.

3층 건물인 현대해상화재보험 별관을 통째로 임대해 2002년 문을 연 광화문점의 좌석 수는 모두 220석(매장면적 450㎡ · 옥상 테라스 포함)으로 부산 남포동점(270석)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커피전문점이 생소했던 당시 광화문점이 들어섰을 때 주위 직장인들의 반응은 "우리 동네에도 스타벅스가 들어왔네"하는 정도로 미지근했다.

광화문점이 1등 점포에 오른 비결은 요일과 시간대에 따라 세 가지 부류로 달라지는 고객을 적극 공략한 데서 찾을 수 있다. 평일엔 직장인,주말엔 나들이객,평일 및 주말 야간엔 공연 관람객들로 넘쳐나는 '삼색조' 유동인구를 꾸준히 끌어들였다.

우선 현대해상,교보증권,KT와 교보문고 등 구매력 있는 인근 직장인들을 겨냥한 '얼리 버드족' 마케팅에 집중했다. 출근 전 스타벅스를 찾는 직장인이 많아지면서 2008년부터는 평일 개점시간을 다른 점포보다 30분 빠른 오전 6시30분으로 앞당겼다. 아침을 거르고 나오는 직장인들을 위해 샌드위치 등 '브런치 세트' 판매 마감시간을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로 연장하면서 샌드위치 매출이 두 배로 늘었다.

또 3층 매장은 주변 직장인들이 커피값만 내면 아침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장소로 빌려줬다. 지금도 이곳에선 매일 오전 6시30분이면 30여명의 직장인들이 예배 모임을 갖는다. 지난 3월 진행한 매장 리뉴얼도 노트북을 이용할 수 있는 콘센트 수를 70개로 늘리고 소파도 확충하는 등 직장인들에게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주말과 평일 야간에는 시음행사 등 이벤트를 열어 주말 나들이객은 물론 세종문화회관 공연 고객 등 유동인구를 공략했다. 2005년 청계천 복원 때나 지난해 8월 광화문광장이 새 단장해 개방됐을 때도 시음행사를 열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처럼 꾸준한 고객 파고들기를 통해 광화문점은 개점 이후 매년 매출이 10~20% 늘어났다고 홍석창 광화문지역 매니저는 설명했다. 다음 달 월드컵축구대회 기간과 현재 휴점 중인 교보문고 리뉴얼 시점,경복궁 · 광화문이 재개관할 때도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 중이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