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와 금리정책의 수장이 말하는 '행복의 경제학'은 의외로 단순했다. "가족,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취미생활을 즐기며,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어울리라"는 것이다. 덧붙여 "늘 감사하는 마음을 기록하라"는 것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8일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졸업식에서 '행복의 경제학'이라는 축사를 통해 대학 문을 나서는 사회 초년생들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누구나 돈 · 승진 · 명성,심지어 복권 당첨 등 '엑스(X)'를 추구하지만 이를 확보하고 달성하면 행복과 만족감이 그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버냉키 의장은 "따라서 고액 연봉만을 이유로 직업을 선택하려고 유혹받을 경우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액 연봉을 받아 처음에는 흥분되지만 비슷한 연봉을 받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면 스릴은 시들어버린다"고 지적했다. 또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 가운데 단 6개월이 지난 후 복권 당첨 이전보다 더 행복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조사 결과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한 진정한 행복과 삶의 만족은 '+α'였다.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고,지역사회의 일원이 돼 봉사하라"는 것이다. 감사하다고 느낀 경험과 상황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매일 일기로 기록해 삶의 행복한 측면을 항상 인식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졸업생들에게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일화도 소개했다. "링컨 전 대통령이 비오는 날 친구와 함께 마차를 타고 가다가 강둑 진흙탕에 처박힌 돼지를 구해줬다"면서 "친구가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고 묻자 링컨은 '돼지를 구하지 않았다면 난 더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대답했다"는 일화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