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장 후반에 1110원 중반까지 떨어진 원달러 환율이 오후 들어 1120원 근방으로 다시 오름폭을 늘리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2시5분 전날보다 9.2원(0.83%) 상승한 1119.3원을 기록 중이다.

밤사이 뉴욕증시가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으로 이날 국내증시는 강한 하락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을 아래로 압박하고 있다.

지난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고, 그리스의 신용등급도 'BBB+'에서 정크등급(투자부적격)인 'BB+'로 낮췄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4원 상승한 1120.5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곧바로 1123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수출업체의 월말 네고물량이 나오면서 환율은 오름폭을 줄이기 시작했다. 더욱이 코스피지수도 장 초반보다 낙폭을 줄이자 환율은 오전 장 한때 1115.5원까지 떨어졌다. 이후에는 조금 올라 1117원선에서 호가됐다.

오후 들어 환율은 1117원선에서 잠시 방향 탐색을 하더니, 이후 역내외 달러 매수세가 유입되며 다시 상승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현재는 1119원선까지 오르며 1120원에 바짝 다가섰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환율은 네고물량과 일부 롱스탑(손절매도)으로 보이는 오퍼로 1115원선까지 밀렸으나, 투신권 매수와 숏커버(팔았던 달러를 되사는 것)가 나오면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환율이 반등을 시도했다가 막판에 조금 빠지면서 마감할 것 같다"며 "1120원을 돌파하면 1120원이 지지되는 선에서 마감할 것이고, 1120원이 저항선으로 작용되면 1117~1118원에서 거래를 마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환율은 오후 내내 주식시장과 밀접하게 움직이며 마감할 듯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장 후반에 주식 관련 매물의 소화 여부가 관건"이라고 지목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0.90p 하락한 1728.65를, 코스닥지수는 2.78p 내린 516.46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68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환율 상승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오후 2시5분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뉴욕장 종가(1.3176달러)보다 높은 1.3196달러를, 엔달러 환율을 93.12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