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다"던 TOD 추가영상 나와.."또 있을 가능성"
KNTDS에 천안함 위치중단 시각 있는데도 `오락가락'
`쿵,꽝' 두번의 폭음..실체 접근의 `키'

군 당국이 7일 천안함 침몰 12일 만에 사고 원인을 제외한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의문 부호는 여전히 남는다.

이날 조사결과 발표와 생존 장병 회견으로 그간 제기됐던 의혹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평이지만 사고 순간 폭음이 두 차례 들렸다는 새로운 팩트가 드러나고 없다고 잡아떼던 사고 전후의 추가 영상이 공개되는 등 일부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없다"던 TOD 추가영상 공개 = 민.군 합동조사단은 이날 백령도 감시초소에서 촬영한 것이라며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군은 지난달 31일 유일한 TOD 영상이라며 40분짜리를 1분20초로 편집, 공개해 비난여론이 일자 이튿날 곧바로 전체 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군은 더 이상의 영상은 없다고 주장하다가 합조단의 추궁 끝에 슬그머니 추가 영상을 공개했다.

여기엔 이미 공개했던 영상에는 없던 함미 침몰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당시 상황 구성에 좀 더 접근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새로 공개된 영상은 동시영상체계에 의해 자동녹화된 것으로, 군이 이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으면서도 뒤늦게 밝힌 행태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의혹은 또 제기된다.

이날 공개된 영상은 분리된 함미가 오후 9시22분38초부터 1분1초간 급속도로 침몰하는 장면을 담고 있지만 군의 설명대로 자동녹화된 것이라면 폭발과 함께 함정이 갈라지는 순간도 있어야 정상이라는 추정이 그것이다.

사고 발생 시각부터 영상 시작 부분까지는 불과 38초의 간격에 불과한데 수동조작이 아닌 자동녹화 시스템이라면 당연히 사고순간 영상도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군은 정밀조사과정에서 서버에 저장된 녹화자료를 확보한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지만 의혹의 재생산과정에서 군도 자유롭지 못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백령도 근접..정상임무수행? = 합조단은 천안함이 평소와 달리 백령도에 근접항해한 것은 특수임무수행이나 피항이 아닌 정상경비구역에서의 임무라고 밝혔다.

작년 11월 대청해전 이후 해군 2함대사령부의 지침에 따라 조정된 경비구역에서 작전을 한 것이라는 주장이지만, 군의 초기 설명과의 차이점 등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 "풍랑이 셌기 때문에 일종의 피항 차원"이라고 했고, 해군 역시 당시의 기상이 좋지 않았다고 이를 뒷받침해왔다.

이 때문에 실제로 조정된 경비구역에서 활동하다 피항 차원에서 근접항해를 했다고 정리되고 있던 이 문제는 오히려 특수임무를 수행 중이었을 수도 있다는 의혹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KNTDS 천안함 위치신호를 이제 파악? = 합조단은 이번 사고의 발생 시각을 오후 9시22분으로 정리하면서 그 근거 중 하나로 전술지휘체계(KNTDS) 기록을 들었다.

KNTDS 화면상 함정의 위치는 함정에서 발신되는 자함위치 신호에 의해 표시되는데 사고 당시 KNTDS상에 천안함으로부터의 발신되는 위치 신호가 오후 9시21분57초에 중단됐다는 것이다.

KNTDS는 우리 군 자산은 물론 북한군의 동태까지 면밀히 살필 수 있는 핵심적인 정보체계로 24시간 가동되고 있는데도 왜 사고 초기 며칠 동안 사고시각을 9시45분, 30분, 25분 등으로 혼란스럽게 발표했는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군이 사고 초기에 KNTDS상의 천안함 위치가 사라진 시각을 공개했더라면 적어도 사고발생 시각에 대한 의혹은 그만큼 줄어들었을 것이다.

◇21시16분 청취 `미상의 소음' 뭘까 = 합조단은 사고 당일 오후 9시16분께 백령도 방공진지에서 `미상의 큰 소음'을 청취해 위성통신망으로 상급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해군 작전사가 이 소음이 천안함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해 오후 9시15분을 상황 발생시간으로 합참에 보고하는 등 혼란이 있었다는 것이다.

군 설명대로 이 `큰 소음'이 천안함 사고와 직결되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일련의 상황 속에서 연관된 것이 아니었겠느냐는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군은 이 소음의 정체에 대해 속시원히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쿵! 꽝!' 두번의 폭음 = 합조단은 사고 순간 함미 충격과 함께 `꽝!꽈-아앙'이라는 두 차례의 폭음이 잇따라 들렸다고 밝혔다.

전탐장인 김수길 상사도 "처음 `쿵'하는 소리는 어디에 부딪힌 줄 알고 제가 바로 전탐실로 행했고, 이후의 `꽝'하는 소리는 약간의 폭음과 전등이 떨어지는 소리가 함께 들렸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기뢰나 수중폭발 어뢰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는 내용이다.

생존자의 증언대로 외부 충격에 의한 사고라면 어뢰와 기뢰 가능성이 큰 데, 수중폭발로 선체를 밀어올리는 `버블제트' 현상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현재로선 부각되고 있다.

선체와 일정거리를 둔 어뢰나 기뢰가 터지면서 1차 충격이 선체에 가해지고, 그 강력한 압력으로 배가 두 동강 나면서 2차 폭음이 들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고 원인을 추정할 하나의 추정일 뿐 합조단이 과학적인 근거에 의해 조사해 나가야 할 부분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상헌 기자 threek@yna.co.kr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