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한국선수단이 2일 귀국했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500m와 최장거리(1만m)를 동시 석권하고 피겨스케이팅에서는 여자 싱글 사상 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세계가 깜짝 놀랄 정도로 활약을 펼친 한국선수단 본진 58명은 이날 오후 5시30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김연아가 대형 태극기를 들고 앞장선 가운데 선수단이 모습을 드러내자 몰려든 팬들은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열광했다. 선수단이 도착하기 3시간여 전부터 공항에는 300여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과 박성인 선수단장을 비롯해 메달리스트 11명과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김관규 감독,쇼트트랙 대표팀 김기훈 감독,브라이언 오서 코치 등은 대회를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회장은 "선수단의 성과는 우리나라 동계스포츠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국격을 높여 평창의 2018동계올림픽 유치 가능성에 크게 기여했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박성인 단장은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 빙상 역사에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뒀다"며 "이는 한결같은 성원을 보내준 국민 덕분"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40여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김연아에게 집중적으로 질문이 쏟아졌다. 김연아는 "환영과 축하에 감사드린다. 모든 분들의 응원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응원한다'는 마음으로 봐 주셔서 마음 편히 할 수 있었다. 밴쿠버에 늦게 도착했지만 TV로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자랑스러웠다. 저도 보탬이 된 것 같아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연아의 다음 목표는 오는 22~28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는 것.김연아는 "올림픽에서 좋은 경기를 했기에 세계선수권대회는 걱정과 부담없이 치르고 싶다. 어느 때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오서 코치도 "지난 4년 동안 김연아와 함께 하며 즐거웠다. 앞으로도 한국 선수를 가르치고 싶다"고 소회를 전한 뒤 "올림픽을 마치고 다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숙제가 될 것이다. 아사다 마오와 경쟁하기보다는 김연아 자신의 기량을 유지해 좋은 점수를 받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의 계획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연아는 "기다렸던 올림픽을 이제 막 마쳤다. 그 이후까지는 아직 생각해 보지않았다. 이번 시즌을 먼저 잘 마무리하고 나서 다시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3일 오후 전지훈련지인 토론토로 떠난다.

한편 한국선수단은 3일 오전 태릉선수촌에 모여 해단식을 한 뒤 청와대에서 오찬을 하는 것으로 공식일정을 마무리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