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 박주영만 안정권..나머지는 생존경쟁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두고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서 본선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을 뽑았다."

축구대표팀 사령탑인 허정무 감독은 25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 확정을 두 달여 앞두고 마지막 시험무대인 3월3일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 뛸 23명 명단을 확정하면서 선수 발탁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4월 말로 예정된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해외파를 총동원한 사실상 최정예 멤버인 셈이다.

허정무 감독은 남아공 월드컵 개막 한 달 전인 5월12일까지 대표팀 예비 명단 30명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내며 2주 전인 5월 말까지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FIFA에 제출해야 한다.

이번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는 남아공 월드컵 출전을 예약한 미드필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수비수 이영표(알 힐랄) 등 해외파 4명이 예상대로 부름을 받았다.

또 독일 분데스리가의 수비수 차두리(프라이부르크)와 러시아 무대에서 뛰는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톰 톰크스), 일본 J-리그의 공격수 이근호(이와타), 중앙수비수 이정수(가시마), 곽태휘(교토)도 최종 엔트리에 들 가능성이 크다.

국내파로는 골키퍼 3인방 이운재(수원), 김영광(울산), 정성룡(성남)이 일찌감치 낙점을 받았고 붙박이 중앙수비수 조용형(제주)과 베테랑 미드필더 김정우(광주 상무), 오른쪽 풀백 오범석(울산)도 허정무 감독의 강한 신임을 받고 있다.

오른쪽 허벅지 부상 여파로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 뛰지 못하지만 `옵서버' 자격으로 영국 런던을 찾는 대표팀의 간판 골잡이 박주영(AS모나코)까지 포함하면 대략 16명은 이변이 없다면 최종 엔트리 23명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은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 및 소속 프로 리그 활약에 따라 월드컵 무대에 설지 운명이 갈릴 수 있다.

관심을 끄는 포지션은 공격수 부문.
박주영이 대표팀에 복귀하면 이번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 명단에 포함된 이근호와 이동국(전북), 안정환(다롄스더), 이승렬(FC서울) 중 한 명은 짐을 쌀 공산이 크다.

여기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생활을 접고 국내로 복귀한 설기현(포항)도 변수다.

전지훈련 기간 무릎을 다친 설기현은 대표로 발탁되지 않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태극전사 후보다.

최근 수원 삼성으로 이적한 `왼발 달인' 염기훈도 발등뼈를 다쳐 재활 중이지만 허정무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공격 옵션이다.

허정무 감독은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을 지켜보고 나서 `올드 보이' 이동국, 안정환과 신예 공격수 이승렬을 잔류시킬지 또는 설기현 등을 다시 불러들일지를 결정한다.

미드필더진에서는 이번 명단에서 빠진 조원희(수원)가 복병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 애슬레틱 유니폼을 입었으나 적응하지 못한 채 임대 선수 자격으로 친정팀 수원의 주장을 맡은 조원희는 김남일, 김재성, 신형민(이상 포항) 등을 위협한다.

이와 함께 대표팀에서 탈락한 김두현(수원)과 오장은(울산), 구자철(제주)도 재입성을 노린다.

또 올해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허정무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김보경(오이타)도 지속적인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

수비진에선 대표팀에 가세한 김동진(울산)과 강민수(수원)가 변수다.

간헐적인 뇌 혈류 장애 탓에 지난해 11월 덴마크, 세르비아와 평가전에 뛰지 못했던 김동진은 울산 유니폼을 입으면서 안정을 찾았으나 27일 개막할 K-리그에서 수비 능력과 건강을 입증해야 한다.

또 조용형(제주)이 한 자리를 꿰찬 중앙수비수 경쟁을 뚫은 강민수는 곽태휘, 이정수 등과 남은 한 자리를 다툰다.

아깝게 이번 명단에 들지 못한 풀백 요원 박주호(이와타)와 중앙수비수 김형일(포항)도 대표팀 재진입을 벼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