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한국전력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6일까지 한국전력을 11거래일 연속 순매수, 1696억원 어치 사들였다.

9일도 외국인들은 한국전력에 대한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으로 외국인들은 한국전력을 8만6000주 가량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실적 호전과 원·달러 환율 안정 등의 요인을 외국인들의 한국전력 매수 포인트로 분석했다.

우선 한국전력 실적이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호재로 꼽혔다.

한국전력은 지난 3일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 포함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요금 인상과 전력구입비 감소에 힘입어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돈 '깜짝 실적'이었다.

본사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1조606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87.7%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9조32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9311억4300만원을 기록, 흑자로 돌아섰다.

4분기가 비수기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영업이익이 다시 적자를 기록하겠지만, 앞으로 실적이 개선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원·달러 환율 안정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와 2011년 도입 예정인 원료비 연동제 등이 실적 개선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덕상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저설비 증설에 따라 비교적 저렴한 유연탄의 발전 비중이 늘어나면서 연료비가 줄어들 전망"이라며 "4분기에는 20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내겠지만, 이는 예년 대비 크게 줄어든 수준이며,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안정 효과 역시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유연탄, LNG 등 발전연료 매입 시 달러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하락은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있다.

유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려갈 경우 영업이익이 1500억원가량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원·달러 환율이 내년 하반기까지 기조적인 하락세를 나타낼 전망"이라며 "내년에는 한국전력이 2006년 이후 처음으로 통합실적 기준 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증시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방어주로서 한국전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시장이 박스권을 나타내는 가운데 한국전력의 방어적인 성격이 돋보인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전력은 전통적으로 약세장 수익률이 시장수익률보다 높은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31분 현재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보다 0.15% 오른 3만3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