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교육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다뤄진 적이 없습니다.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는 교육을 글로벌 이슈로 다루는 첫 번째 국제회의가 될 수 있습니다. "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3~5일까지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주최한 '글로벌 인재포럼 2009'의 특별좌담 '국제교육 협력을 통한 글로벌 공존 번영'에서 전문가들은 "한국이야말로 교육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룬 대표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한국이 G20 회의에서 교육 문제를 다룬다면 전 세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지난 30년간 인재 양성을 통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한국의 사례는 전 세계가 공유해야 할 G20의 핵심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원장=G20 회의는 참석국인 주요 20개국뿐만 아니라 이외의 국가들에 중요한 시그널을 줄 수 있다. 교육을 통해서 국제 사회가 협력하고 공조하기 위해선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하나.

▼버넷 전 부총재=한국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에 있다. 특히 한국의 발전 원동력은 교육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운 상황에 있다고 본다. 한국은 충분히 교육 아젠다를 글로벌 커뮤니티에 제공할 수 있다. G20 회의의 주제가 되는 환경변화,녹색 성장,지속가능한 성장 등 모든 것들의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이슈가 바로 교육이다.

▼휴고니어 부국장=교육은 글로벌 커뮤니티를 바꾸는 가장 핵심적인 툴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교육은 글로벌 이슈가 아니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G20 회의가 교육이 핵심 아젠다가 되는 첫 번째 국제회의가 되길 바란다.

▼부스티요 매니저=전적으로 공감한다. 교육의 효과는 엄청나다.

▼권 원장=한국은 교육 아젠다 설정을 통해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은 경쟁 시스템이 아니라 국가마다 고유의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국제 공조를 하는 데 유리한 면이 있을 수 있다.

▼휴고니어 부국장=대부분 국가들이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나타내는 투자에만 관심이 많고 장기적인 투자에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G20 회의는 즉각적인 효과가 없는 교육에도 많은 투자를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부스티요 매니저=특히 교육 투자에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나아가 지속가능해야 한다. 교육은 장기 투자이기 때문에 단발성에 그치기 보다 긴 안목에서 진행돼야 한다.

▼버넷 전 부총재=교육은 장기 비즈니스다. 2~3년 만에 눈에 보이는 건물이 들어서는 비즈니스와 다르다. 투자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적어도 5년은 걸린다. 단기 관점에서 아무런 효과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서 그만둬서는 안 된다.

▼휴고니어 부국장=OECD는 갈수록 늘어가는 국제 학생의 숫자에 주목하고 있다. 해마다 200만~300만명의 국제 학생들이 증가한다. 이들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OECD는 교육을 수입하고 수출하는 국가들을 위한 가이드 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권 원장=OECD 차원에서 혹은 G20 국가 내에서 교육기관에 대한 인증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나아가 교육 수출국에 대한 규제 같은 것도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버넷 전 부총재=규제라는 어휘는 강한 표현인 것 같다. 다만 웹사이트를 통해 질이 떨어지는 교육기관을 선정해 발표하는 '블랙 리스트'와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화이트 리스트'를 각각 공개하는 것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휴고니어 부국장=교육의 질을 논하는데 있어 핵심은 교사들 수준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숙련된 교사가 턱없이 부족하다. 교육 인증에 관한한 교사들에 대한 인증이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할 사항이다. 개발도상국에 직접 돈을 주는 대신 차라리 우수 교사를 양성하거나 교재를 제공하는 게 낫다.

▼권 원장=교육을 통한 국제 공조에 있어 각국의 수준차를 고려해야 한다. 수준이 높은 기준으로 A,B,C로 나눌 때 A국가가 B국가를 돕고,B국가가 C국가를 돕는 피라미드 형식의 협력을 생각해볼 수 있다.

▼부스티요 매니저=원조를 받는 국가의 의사도 존중해야 한다. 어떤 종류의 모델을 그들이 벤치마킹하기를 원하는가를 묻고 그때서야 그에 걸맞은 원조를 제공할 수 있다. 이것이 세계은행이 교육 원조에 적용하는 방법이다. 모든 국가는 계속 실수를 한다. 서로 어떻게 배울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휴고니어 부국장=국가끼리 성공과 실패의 스토리를 공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각국들이 서로 배울 수 있으며,배우기를 원한다.

▼버넷 전 부총재=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다. 아무리 선진국이 원조를 해도 정부가 변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열린 마음 가짐으로 도움을 받아들일 자세가 돼있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많다.

정리=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