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원 · 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 밑으로 하락해도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도요타의 한국시장 진출에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올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사상 처음으로 3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빅4' 가속도 낸다

정태환 현대차 재무본부장(부사장)은 "올 연간 판매량이 305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들어 3분기까지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222만대에 달했다"며 "4분기에는 신차 효과와 경기 회복세에 따른 수요 증가에 힘입어 83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4분기에는 특히 목표치를 10% 초과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의 올 판매량은 305만대에 달해 작년(279만대)보다 9.3% 증가하게 된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6%에 육박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지난 2분기 사상 처음으로 5.2%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는 5.5%로 높아졌다. 정 부사장은 "내년 전 세계 완성차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4.6~5% 정도 늘어난 600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원 · 달러 환율 하락에도 대처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정 부사장은 "내년 사업계획을 짤 때 환율 기준치는 1100원으로 삼고 있다"면서도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져도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대책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상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환율이 900원대에 가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단계적 방안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한국시장에 본격 상륙한 세계 1위 자동차업체 도요타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동욱 재무관리실장(상무)은 "도요타 캠리가 신형 쏘나타와 비교되는데 상품성에서 쏘나타가 더 우수하다"고 못박은 뒤 "가격 면에서도 쏘나타가 20~35% 정도 저렴한 데다 서비스의 신속성과 용이성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신차효과로 3분기 실적 호조

현대차는 지난 3분기 중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다. 판매대수(국내 생산기준)는 41만4890대로 전년 동기보다 32.9% 늘었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은 각각 5868억원과 1조274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9791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해외 법인의 실적호조로 지분법이 늘어난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의 판매대수는 113만4368대(내수 49만182대,수출 64만4186대)를 기록,전년 동기보다 7.1% 감소했다. 그렇지만 영업이익은 1조3978억원으로 7.8%,당기순이익은 2조160억원으로 67.4% 각각 증가했다. 현대차는 에쿠스,투싼ix,신형 쏘나타로 이어진 신차의 성공적인 출시와 정부의 개별 소비세 인하 및 노후차 지원 등 세제 감면 혜택으로 실적이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시장 공략 본격화

현대차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내셔널컨벤션센터에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양승석 현대차 글로벌영업본부장,베트남 고위 관료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에쿠스 신차발표회를 열고 현지 시판을 개시했다. 현대차는 에쿠스뿐만 아니라 제네시스와 제네시스 쿠페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 고품격 대형버스인 신형 '유니버스(Universe)' 발표회를 22일 최한영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 도쿄에서 가졌다. 이날 선보인 신형 유니버스는 다양한 신규 사양이 들어 있어 일본시장 공략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