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 국회의원 재선거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오는 7일 사퇴 의사를 공식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7월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계 화합을 내걸고 대표직에 당선된 뒤 1년2개월의 원외 당대표 생활을 끝내고 원내 입성을 위한 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박 대표는 4월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내 쇄신파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으나 친박 의원 복당 및 당협위원장 복귀 등 당내 화합과 10월 재선거 출마 문제가 걸리면서 사퇴 시기를 저울질해왔다.

당초 박 대표는 공천을 받게 되면 대표직을 던지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었으나 공정한 공천 경쟁과 자신의 거취에 대한 당내 폭넓은 의견 수렴을 위해 조기에 대표직을 던지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친이 주류 강경파와 쇄신.소장파 의원을 중심으로 박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한 채 공천을 받는 데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도 박 대표의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9.3 개각 등 정치일정을 고려해 사퇴발표 시기를 고민해왔고, 7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를 공식화하는 것으로 정리했다는 후문이다.

박 대표와 가까운 의원은 "박 대표가 사퇴를 결심한 것은 꽤 오래됐다"고 전했다.

박 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향후 지도체제는 정몽준 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당헌.당규에 따라 작년 7월 전당대회 차점 득표자인 정몽준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게 되는 것이다.

2007년 12월 입당, 전대 출마 등을 통해 적응기를 거친 정 최고위원은 이제 대표직을 통해 당내 입지 확보의 기회와 함께 본인의 정치력을 본격적으로 시험받는 무대에 오르게 됐다.

정몽준 최고위원의 대표직 승계로 한 자리가 비게 되는 최고위원직을 누가 차지하게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전국위원회를 통한 `원-포인트' 보궐선거를 통해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입성하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이 전 최고위원은 친박(친박근혜)계 등 당내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게 복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원내대표 중심으로 당운영이 진행되는 정기국회 기간에는 최고위원 한 자리를 비워두고 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 전 최고위원의 경우 최근 친이계 주류가 지방선거를 앞둔 내년 2월에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전대를 통해 지도부에 입성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