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한공연 때 한국 팬들이 보여준 성원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이번에도 기대할게요"

2007년 첫 내한공연을 가졌던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ㆍ81)가 26∼27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시네마 콘체르토 파트Ⅱ'를 위해 다시 한국을 찾았다.

두번째 내한공연에 앞서 25일 오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리코네는 한국 팬들을 '뜨거운 열기와 환호'로 기억하고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한국 팬들로부터 한복과 대금을 선물 받았는데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자주 보며 그 때의 감동을 추억하곤 합니다"

한국 팬들의 성원에 대한 보답일까.

그는 이번 공연에서 영화 미션의 '가브리엘스 오보에', 시네마 천국의 '러브 테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주제곡 등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곡을 중심으로 연주 목록을 구성했으며 한국인 게스트를 초청해 '깜짝 협연'을 펼칠 계획이다.

여기에 특별히 2001년에 사망한 이탈리아의 유명한 감독인 마우로 볼로니니를 추모하는 섹션도 추가해 한국 팬들에게 볼로니니를 소개할 예정이다.

첫 내한공연 때도 80여명의 로마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지휘했던 모리코네는 이번에도 100인조 헝가리 기요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100인조 극동방송 윤학원 코랄 합창단과 함께 무대에 선다.

공연단 자체가 워낙 대규모이다보니 그는 음향시설이 잘 갖춰진 전문 공연장보다 경기장이나 대규모 체육관에서 공연을 자주 한다.

그러나 그는 음향에 대한 아쉬움이나 걱정이 없다고 단언했다.

"곡의 성격과 분위기에 따라 사용하는 악기 수가 다릅니다. 소수의 몇 명이 연주할 때도 있고 오케스트라를 사용해야 할 때도 있기 때문에 공연 때마다 대규모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래서 공연장이 클 수밖에 없죠"

이번 공연에도 세계 5대 음향 엔지니어 중 한 명인 파비오 벤추리가 함께 하기 때문에 멋진 사운드를 기대해도 좋다고 그는 덧붙였다.

모리코네는 500편이 넘는 영화의 음악을 담당할 정도로 다작(多作)하고 서정적인 곡에서부터 전위적인 현대 곡까지 음악의 스펙트럼도 다양한 것으로 유명하다.

"영감을 얻기 위해 생각을 많이 합니다. 머리 속에서 다양한 지역과 시간으로 여행을 다니며 영감을 얻는 거죠. 또 영화가 요구하는 것과 나만의 특징을 음악에 함께 반영하기 위해 감독들과 대화도 많이 합니다"

끝으로 그는 한국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도 내 음악을 많이 사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모리코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공연 시작 전에 1분 동안 묵념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