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하거나 비정상적인 심박동을 일컫는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이 노인성치매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치매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 등이 17일 보도했다.

심방세동이란 심장의 윗부분인 우심방과 좌심방이 정상적으로 박동하지 못하고 박동이 엄청나게 빨라져 가늘게 떠는 상태가 되는 현상으로 이로 인해 심방에 혈전이 형성되고 그 조각이 떨어져나가 돌다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으로 이어지게 된다.

미국 인터마운틴 헬스케어(Intermountain Healthcare)의 전기생리학자 재리드 번치 박사는 헬스케어 산하 20개 병원의 환자 3만7천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70세 이하의 심방세동 환자에게서 5년 안에 혈관성 치매 등 각종 형태의 치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일반인들에 비해 187%, 이 중 노인성치매 위험은 13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심방세동과 치매가 겹친 사람은 5년 안에 사망할 위험이 평균 61% 높았다.

모든 형태의 치매 중 약 80%가 노인성치매이다.

심방세동이 치매의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처럼 심방세동이 치매와 관련이 있는 이유는 3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번치 박사는 말했다.

하나는 심방세동과 치매가 모두 고혈압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고혈압은 심장기능을 떨어뜨려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고 따라서 뇌세포들에 산소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또 하나는 심방세동과 치매가 모두 염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두 가지 질병 모두 염증증가의 지표인 C-반응성단백질(CRP)이 증가한다.

마지막으로 두 질환 모두 준임상적 뇌졸중(sub-clinical stroke)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니 뇌졸중이 장기간 반복되면 뇌세포가 손상될 수 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부정맥학회(Heart Rhythm Society)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