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복당 탄력 주목..당직개편 가능성도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당내 역학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당내 비주류 연합의 전폭적 지원을 받은 그의 원내대표 입성은 그동안 `링' 밖에서 주류측과 각을 세워온 비주류계의 전면등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선 비주류연합체인 민주연대, 친(親)정동영계 중심의 국민모임, 구 민주계 등 광범위한 연대를 통해 영향력을 확인한 비주류계는 `파이'를 넓혀가며 입지 강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대여투쟁의 선명성과 당의 변화.쇄신을 내세워 주류측을 압박하며 목소리를 키워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원내대표가 "국회운영은 원내대표가 최종 책임을 지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권한 강화를 강조한 점도 비주류의 공간 확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
여기에 천정배, 추미애 의원 등 비주류그룹의 간판급 인사들이 최근 `특강정치'를 통해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미 친노진영이 크게 위축된 상태에서 당 지도부와 `친노 386'으로 대변된 주류측은 경선 결과로 일정 부분 타격을 입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선 결과가 당 운영방식에 대한 누적된 불만의 표출과 함께 정동영 의원 공천배제, 4.29 재보선의 호남 전패에 대한 문제의식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 대표로선 당내 한 축으로 엄존하는 비주류의 목소리를 담아내면서 당내 화합과 소통을 이뤄낼 숙제를 안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박병석 정책위의장의 `6월 국회후 사퇴' 의사표명 등과 맞물려 6월 국회 후 쇄신 차원의 당직개편이 단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범정동영계로 분류되는 이 원내대표가 당내 갈등의 `뇌관'인 정 의원 복당 문제의 해결사를 자임하면서 복당 문제가 탄력을 받게 될지도 주목된다.

정 의원측은 주류측 김부겸 의원이 당선되면 곧바로 복당신청서를 내고 복당 투쟁을 위한 전면전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이 원내대표 선출로 복당신청서 제출을 연기했다.

정 의원측은 "원만한 해결을 기대하며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주류측은 "늦어도 10월 재보선 전에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였으나 주류측은 "달라질 게 없다"고 맞서는 등 양측의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가 계파간 중재자를 자임한데다 가파른 여야 입법대치가 예고된 6월 국회를 앞두고 적전분열해선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계파간 정면충돌이 당장 가시화될 공산은 낮다.

이에 따라 6월 국회 이후 정 의원 복당 문제 등을 고리로 계파간 갈등양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여기에 손학규 김근태 상임고문의 10월 재보선 출마 여부와 맞물려 세력판도 변화는 한층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당 안팎에선 내년 지방선거와 차기 당권투쟁을 앞두고 계파간 경쟁이 지분다툼으로 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주류측 핵심인사는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 대표가 명백한 중립이었던 만큼 주류의 타격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당내 소통 강화에 나설 것이며, 당 쇄신은 뉴민주당 플랜을 통한 혁신 과정에서 자연스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