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뉴민주당플랜, 한나라 2중대 착각들 정도"

4.29 재보선 이후 `뉴민주당 플랜'을 내걸고 진로찾기에 부심하고 있는 민주당에 정체성 논란이 일고 있다.

당의 이념좌표 설정과 전국정당화 추진 등을 놓고 비주류 그룹이 공개적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노선투쟁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지난해 당권도전 실패 후 당내 현안에 대해 침묵을 지켜온 추미애 의원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뉴민주당플랜에 대해 "기업이 어려운데 감세조치를 해야 한다든지, 강남부자를 적대시하지 않겠다는 부분 등을 보면 한나라당 2중대가 아닌지 착각할 정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추 의원은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고백했던 좌파신자유주의 프레임에 갇혀있는 것이며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는 신자유주의의 아류 비슷한 것"이라며 "신자유주의 대안이 담겨야 하는데 그런 것이 안보인다"고 맹공했다.

그러면서 재보선에서의 호남 패배에 대해 "호남 배제가 전국정당이 되는 첫출발이라고 본 노무현 프레임은 지지세력 분열로 끝나버렸다"며 "지지층에 대한 뚜렷하게 차별된 대안과 메시지를 던지지 못해 전국정당이 못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동영 의원 복당 문제에 대해선 "폭넓은 정치인이라면 지역구민만 보지 말고 국민시선도 봐야 한다"면서도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면 안되는데 지금은 당이 너무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지도부에 각을 세웠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배숙 의원 주재로 열린 `전국정당화의 올바른 방향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도 전국정당화 논란을 고리로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황태연 동국대 교수는 "호남의 정체성을 놓친다면 민주당은 살아남기 힘들다.

호남에 기대지 않으면 희망이 없으며 호남이 역차별받아선 안된다"며 "서양에서도 지역 기반을 갖지 못한 정당은 사라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뉴민주당플랜과 관련, "'중도개혁'을 빼고 좌경화하려는 당내 세력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우향우'를 주장했다.

우원식 민주연대 대변인은 "호남 배제 논리로 민심을 이반시키고 서민 정서와 지역,계급 계층을 이탈한 게 정치실패의 주원인"이라며 "호남에서의 패배는 불투명한 정체성 때문으로, 지지기반을 분명히 하고 외연을 확대해야지 호남을 지역주의로 몰면 지지층만 분열된다"며 전주에서 무소속 당선된 정동영 의원의 복당론을 폈다.

전북 출신의 조배숙 의원은 "재보선에서 호남에서 전패한 상황을 외면하면서 민주당의 승리라고 과장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호남색을 빼야 전국정당이 된다는 이상한 논리는 이미 열린우리당 시절 잘못됐다는 게 입증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최근 마련한 뉴민주당플랜을 토대로 오는 19일 지역위원장 회의를 열어 내용을 사실상 확정할 예정이어서 이 과정에서 계파간 진통이 예상된다.

초안은 당 정체성으로 당초 거론됐던 `새로운 진보' 내지 `신중도개혁' 대신 `현대화의 길'을 내걸어 탈(脫)이념을 시도했으며 `지속가능한 성장', `모두를 위한 번영'을 2대 비전으로 삼았다.

`더 많은 기회', `더 높은 정의', `함께 하는 공동체'를 3대 가치로 규정했고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기회균등 ▲민관협력복지제도를 통한 사회안전망 확대 ▲신재생에너지산업육성을 통한 녹색일자리 창출 ▲공동번영을 위한 `한반도 평화공동체' 실현을 5대 핵심 정책목표로 정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