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배팅과 티배팅을 합쳐 200개 정도 했을까요. 아마 메이저리그에 오고 나서 하루에 이렇게 스윙을 많이 한 적도 없을 겁니다."

추신수(27.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모처럼 나라를 위해 뛰고 있지만 좀처럼 화끈한 타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WBC 대표팀과 미국프로야구 두 팀 간 평가전이 끝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추신수가 마이크 앞에 섰다.

지난달 25일 대표팀 합류부터 병원의 최종 검진이 나온 12일까지 추신수는 왼쪽 팔꿈치 탓에 대표팀과 구단 사이에서 전전긍긍하는 신세였다.

성적에 따른 스트레스까지 겹쳐 얼굴은 말이 아니었다.

"토너먼트 제도인 WBC는 당장 한 경기가 중요하지만 구단은 여유를 갖고 시즌을 길게 볼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많이 힘들었다"던 추신수는 "2라운드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서 꼭 대표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1라운드에서 7타수1안타에 머물렀던 추신수는 "공은 그때도 잘 보였다.

다만 때릴 공이 왔을 때 타이밍을 놓쳐 파울만 자주 나왔다"며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음을 에둘러 토로했다.

타격감각도 문제이나 부담감 또한 추신수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추신수는 "타석에서 생각이 많았다.

대표팀 합류부터 일본 도쿄에서 대회 직전까지 왼쪽 팔꿈치 부상을 둘러싸고 구단에서 여러 얘기가 나왔다.

성인이 돼 처음으로 대표팀에 뽑혔는데 잘하고 싶고 꼭 도움을 주고 싶다는 부담도 지울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어려운 상황이나 추신수는 8년간 몸담은 메이저리그의 본고장 미국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서는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추신수는 "제구력이 좋은 일본이나 대만 투수들은 그간 미국에서 대결한 투수들과 스타일이 달랐다.

하지만 쿠바나 멕시코 투수들은 공격적으로 던지기에 아무래도 1라운드 때보다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중 잘 때렸을 때 동영상을 보면서 타격감각을 찾는 데 주력 중이다.

연습 방법도 평소와 달리했다.

그래서 오늘 경기 전 연습 스윙을 많이 했다.

200개 정도 때린 것 같은데 미국에 온 후 가장 많이 돌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2라운드까지는 지명 타자로만 나설 예정인 추신수는 "현재 평소의 80% 정도 컨디션으로 공을 던질 수 있다.

구단으로부터 대표팀이 준결승과 결승에 올라가면 외야수로 나설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피닉스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