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8일 하와이에서 첫 테이프를 끊는다.

PGA 투어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도 총상금 2억8천만달러의 상금을 걸고 8일 하와이 마우이섬 카팔루아 골프장 플랜테이션 코스(파73.7천411야드)에서 개막하는 메르세데스-벤츠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46개 대회를 치른다.

메르세데스-벤츠 챔피언십은 작년 우승자들만 초청해 개최하는 대회로 한국남자골프의 간판 최경주(39)와 무서운 신예 앤서니 김(24.이상 나이키골프) 등 쟁쟁한 실력자 33명이 출전한다.

많은 선수들이 우승을 향해 올해도 치열한 접전을 벌이겠지만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복귀 날짜가 언제인가라는 것.
작년 6월 US오픈을 우승하고나서 무릎 수술을 받은 우즈는 4월에 열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토너먼트에 출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재활이 잘 되고 있다라고 우즈는 설명했지만 정확한 복귀일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에 골프팬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경주.앤서니, 올해의 운수는?
최경주와 앤서니 김은 시즌 개막대회 메르세데스-벤츠 챔피언십에 나란히 출전해 컨디션을 점검한다.

최경주는 작년 시즌 초반 일찌감치 우승컵을 들어올리고나서 체중 감량에 따른 후유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체중 감량 이후 스윙 궤도가 달라지면서 이에 적응하느라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빠진 지방을 근육으로 채웠다"며 체중 감량에 결과에 만족을 표시한 최경주는 작년 말에는 쇼트게임 훈련에 집중하면서 샷을 더 가다듬었다.

이같은 효과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LG스킨스게임 우승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PGA 투어 2승을 따내는 등 화려한 2008년을 보냈던 앤서니 김은 우승자만이 출전할 수 있는 이번 대회가 당연히 처음이다.

앤서니 본인은 "아직 배울 것이 많다"라고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우즈를 견제할 영건으로 꼽고 있다.

지난 해 앤서니는 22개 대회에 출전, 8차례나 톱10에 들어 로버트 앨런비(호주)와 짐 퓨릭(미국.이상 9차례)에 이어 공동 3위에 올랐고 평균 타수 69.28타로 역시 공동 3위에 자리하는 안정된 실력을 보여줬다.

올 시즌 앤서니가 우즈와 격차를 얼마만큼 좁힐 수 있을 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호랑이와 추격자들
올해 상반기에 지켜봐야 할 것 중 하나는 세계랭킹 1위 자리의 변동 여부다.

우즈는 지난해 결장에도 불구하고 528주 연속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이제는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우즈는 새해 1월 첫째주 현재 평균 11.66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7.99점)와 필 미켈슨(미국.6.87점),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6.83점)이 추격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지만 가중치가 주어지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악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과 CA챔피언십 우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1인자가 바뀔 수 있다.

우즈가 4월부터 대회에 출전한다 하더라도 무릎을 다친 뒤 예전처럼 폭발적인 스윙을 보여주며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지는 좀 더 두고 봐야할 일이다.

◇양용은.위창수, 확실한 기반 다지자
코리안 브러더스의 맏형 최경주와 막내 앤서니 김이 정상을 노린다면 37세 동갑내기 양용은과 위창수(테일러메이드)는 좀더 안정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양용은은 작년 부진한 성적을 내다 2009년 PGA 투어 출전권을 잃을 뻔 했다가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기사회생했다.

"쇼트게임, 그린 플레이, 롱아이언 다루는 실력이 부족했다"라고 자신의 실력을 평가한 양용은 "동계 훈련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작년 상금 랭킹 61위에 올라 출전권을 지키는데는 큰 무리가 없었던 위창수는 이제는 우승을 한번 해볼 때도 됐다.

위창수는 지난 해 발레로 텍사스오픈에서 공동 2위, 존디어 클래식에서 공동 4위를 했지만 우승까지 가기에는 뒷심이 부족했다.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나상욱(26)도 지난 해 상금랭킹 100위 머물렀던 부진을 올해는 짜릿한 우승으로 만회할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