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들이 정부의 자본확충 지원에 따른 기대감으로 인해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오전 10시 2분 현재 KB금융지주가 전날보다 1150원(3.17%) 오른 3만745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비롯 신한지주(1.09%) 우리금융(1.06%) 하나금융지주(1.86%) 외환은행(2.15%) 등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20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를 내년 초까지 조성해 은행의 자본확충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은행 스스로 자본을 늘리지 못한다면 정부가 나서서라도 이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시중은행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과 기본자기자본비율(Tier1)을 각각 12%와 9% 이상으로 맞추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 같은 자본확충 지원이 은행 주가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은행의 하이브리드채권 등 신종자본증권을 사주더라도 이 또한 부채"라고 강조했다.

자본 적정성을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고금리의 부채성 자본을 조달하게 되면 이자비용이 늘어나 은행 주주의 이익을 깍아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4분기 은행권에서 발행 했거나 할 예정인 후순위채, 하이브리드채권, 금융지주회사채 등의 규모가 벌써 9조6000억원에 달한다"면서 "고금리 부채성 자본 조달이라는 점에서 연간 2000억원 가량의 기회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은행의 우선주나 상환우선주를 사주는 것도 배당 감소를 불러오기 때문에 (주주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고 했다.

금융지지사는 현금흐름을 자회사로부터의 배당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은행자회사의 보통주 배당 감소는 주주가치를 훼손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은행이 자본확충펀드의 지원을 받으면 중소기업과 서민금융 지원 등 실물부문의 유동성 공급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은행 주주의 부담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