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하루 4시간 이상은 꼭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은메달의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았지만 김연아(18.군포 수리고)에게 '늘어진 휴식'은 어느덧 남의 얘기가 됐다.

밀려드는 각종 행사에 몸은 피곤하지만 매일 저녁 빙상장에만 들어서면 어느새 두 눈이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한다.

지난 14일 그랑프리 파이널의 막이 내렸지만 김연아는 이튿날부터 현대자동차 후원식과 '꿈나무 피겨 클리닉'에 참석했고, 18일에는 대한민국인재상 수상을 위해 청와대를 방문하는 등 일정이 빡빡하다.

오는 28일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돌아가야 하는 김연아로선 크리스마스 '자선 아이스쇼'를 포함한 각종 행사와 CF 촬영까지 쉼없는 강행군을 펼쳐야 한다.

이렇듯 바쁜 일정에도 빼먹을 수 없는 중요한 일이 있다.

바로 스케이팅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훈련이다.

그랑프리 파이널을 마친 김연아의 컨디션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대회 직전 감기에 걸렸지만 도핑 때문에 약을 먹지 못해 고생도 했고, 대회 이후에는 긴장이 풀리면서 피로감이 한꺼번에 몰려와서다.

그러나 완벽을 추구하는 '연습벌레' 김연아에게 쉼표는 없다.

부족한 잠은 집에서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차 속에서 달콤한 토막잠으로 보충하고 있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의 한 관계자는 17일 "국내 체류 기간이 짧아서 일정이 바쁘지만 운동만큼은 빼먹지 않고 있다"며 "매일 지상훈련에 3~4시간을 투자하고 2시간씩 얼음을 지치고 있다.

일정에 쫓기더라도 최소 4시간 이상 훈련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매일 틈틈이 자선 아이스쇼에서 펼칠 연기도 함께 연습하고 있다"며 "이번 쇼에 우정출연하는 조니 위어(미국)가 23일 도착하고 나면 듀엣 연기의 호흡도 맞출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