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마저 허리띠 졸라매…광고 줄이고 신규사업 중단

"올해 크리스마스 파티는 경제 사정으로 취소합니다. "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매년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에서 호화스러운 크리스마스 행사를 주최했던 유명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가 경제 위기를 이유로 계획을 취소했다고 25일 보도했다. 극심한 불황으로 부유층의 소비마저 급감하면서 명품업체들도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호텔은 마이애미,스페인 카르타헤나,잠비아 등에 계획했던 호텔 건축을 미루거나 취소했으며,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역시 3억달러 규모의 개발 계획을 연기했다. 리츠칼튼 호텔은 플로리다와 밴쿠버,캘리포니아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현재 모두 중단한 상태다.

경기를 타지 않는 것으로 인식됐던 명품 브랜드들도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영국 다이아몬드 소매업체인 '그래프 다이아몬드'의 대변인은 한동안 새로운 광고를 제작하지 않을 방침이며 현재 진행 중인 광고 또한 줄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인 '브리오니'는 미국 출판물에 내보내는 광고를 현재보다 10~15%가량 줄이기로 결정했고,스위스 명품 시계업체인 '지라드-페르고'도 내년 1분기에 책정된 미국 광고 예산 중 약 20%를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라드-페르고의 로널드 잭슨 회장은 "소매업자들이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상품을 선적하지 말라고 조언할 정도"라며 "경기침체로 명품업체들이 전례 없이 어려운 사정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의 소비지출을 집계하는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에 따르면 럭셔리 제품 판매는 지난 6월부터 줄어들기 시작,10월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20.1% 급감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