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소비심리와 고용전망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국 22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25일 발표한 '소비자 동향조사'에 따르면 11월 소비지출전망CSI(소비자동향지수)는 94를 기록해 전달(100)보다 6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분기(94) 이후 최저치다. 이 지수가 100 미만이면 향후 소비지출을 줄이겠다는 소비자가 늘리겠다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특히 월 소득 500만원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전망CSI도 10월 102에서 11월 92로 10포인트 떨어지는 등 고소득층의 소비심리마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항목별로는 여행비가 71에서 64로,교양.오락.문화비가 84에서 77로 각각 7포인트 내렸다. 외식비와 교통.통신비도 각각 6포인트 하락했다.

취업기회전망CSI도 11월에 50을 기록,전달(60)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998년 4분기(33) 이후 최저 수준이다. 소득별로는 500만원 이상 가구는 52에서 42로,200만원대 가구는 63에서 53으로 각각 10포인트 하락하는 등 모든 소득계층이 향후에 취업 기회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허상도 한은 통계조사팀 과장은 "경기가 어려워졌고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는 소식 등으로 취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어두운 전망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