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 '승자의 저주'로 위기
미탈, 감산 이어 대량 해고

인도의 간판기업인 타타 그룹과 아르셀로 미탈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소용돌이 속에 흔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 최근 수년간 글로벌 자동차와 철강사들을 잇따라 삼켰던 타타 그룹이 '승자의 재앙'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수 기업 가운데 일부가 매출 부진과 유동성 문제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타타 그룹이 지난 3월 미국 포드로부터 23억달러에 인수한 재규어―랜드로버는 최근 영국 정부에 10억파운드(약 2조2700억원) 규모의 대출 지원을 요청했다.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매출도 뚝 떨어져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자 영국 정부에 24개월간 브리지론 형태로 자금을 지원해주도록 요청한 것이다. 타타자동차는 재규어-랜드로버의 손실 여파로 올 상반기에만 3억8300만달러(약 5740억원)의 적자를 냈다.

타타 그룹의 라탄 타타 회장은 최근 98개 그룹 계열사에 이메일을 보내 "전략적으로 중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추가적인 인수ㆍ합병(M&A) 계획을 모두 중단하고 현재 진행 중인 대출 및 투자 협의를 신속히 마무리해 현금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 미탈은 감산에 이어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아르셀로 미탈이 생산을 33% 줄이기로 결정한 데 이어 조만간 2444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글로벌 자동차ㆍ건설업계의 줄파산으로 철강 가격이 급락하고 수요가 둔화된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아르셀로 미탈은 성명에서 "이번 감원 결정은 이례적인 경제 환경에 따른 결과"라며 "내년 1월 감원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아르셀로 미탈은 이달 초 미국과 유럽 공장 생산을 각각 35%와 30% 감산키로 결정한 바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