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두 차례 '골대 불운'을 딛고 성남 일화를 제물로 삼성하우젠 프로축구 K-리그 2008 준플레이오프에 합류했다.

전북은 23일 오후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 성남과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전반 29분 성남의 두두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30분 최태욱의 동점골과 연장 전반 9분 루이스의 결승골을 앞세워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전북은 전날 포항 스틸러스를 꺾은 울산 현대와 26일 오후 7시30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준플레이오프전을 치른다.

반면 수원 삼성과 선두 싸움을 벌이다 후반기부터 침체에 빠져 3위로 정규리그를 마친 성남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허탈한 역전패를 당하면서 '무관의 제왕'으로 쓸쓸히 시즌을 마감했다.

'슈퍼 루키' 조동건을 원톱으로 좌우에 '브라질 특급' 모따와 두두를 포진한 성남은 전반 초반 모따와 두두의 프리킥이 골대를 빗나가고, 전북이 굳건하게 쌓은 포백(4-back)을 제대로 뚫지 못하면서 고전했다.

이에 맞선 전북은 스피드가 뛰어난 정경호와 최태욱을 좌우 날개로 내세워 성남의 수비벽을 두드렸지만 마무리 패스가 이어지지 않아 좀처럼 슛을 때리지 못했다.

골의 행운은 일찌감치 성남을 먼저 찾아왔다.

전반 29분 오른쪽 측면을 뚫은 모따가 페널티지역 중앙을 향해 크로스를 올리자 전북 수비수 알렉스가 볼을 차단하려는 찰나 볼이 가슴과 팔에 동시에 맞았다.

순간 부심의 깃발이 오르면서 핸드볼 반칙이 선언됐고,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두두가 오른쪽 구석에 볼을 꽂으면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두두의 시즌 18호골.
반격에 나선 전북은 전반 42분 최철순이 왼쪽 측면을 뚫고 패스한 볼을 정경호가 아크 정면에서 루이스에게 내줬고, 루이스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슛을 했지만 성남의 오른쪽 골대를 강하게 때리고 말았다.

기세가 오른 전북은 후반 시작과 함께 '프리킥의 달인' 김형범을 교체출전시켰고, 김형범은 후반 5분 페널티지역 왼쪽 구석에서 강하게 오른 오른발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옆 그물에 꽂히고 말았다.

마침내 전북의 동점골이 터진 것은 후반 30분. 전북은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정성룡이 급하게 쳐낸 볼이 골대 앞으로 흐르자 최태욱이 바로 골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밀어넣어 승부를 연장으로 돌렸다.

전북은 연장 전반 3분 문전 혼전 중 최태욱이 골 지역 오른쪽에서 때린 슛이 오른쪽 골대 바깥쪽을 맞으면서 또 한 번 '골대 저주'에 무너지는 듯했다.

하지만 전북은 무서운 뒷심으로 성남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연장 전반 9분 골키퍼 권순태의 패스를 받은 최태욱이 다이치에게 볼을 내줬고, 다이치가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왼쪽으로 뛰어들던 루이스에게 연결했다.

루이스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침착하게 볼을 받아 반대쪽 골대 구석을 향해 정확하게 슛을 때려 값진 역전 결승골을 터트리며 전북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 성남은 연장 후반 13분 프리킥 상황에서 흐른 볼을 김상식이 골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슛을 때렸지만 GK 권순태의 선방에 막혀 땅을 치고 말았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전반에 실점을 했지만 집중력과 정신력을 잃지 않고 정상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던 게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며 "울산과 준플레이오프전은 체력 문제가 변수다.

어렵게 올라온 만큼 꼭 챔피언결정전까지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전북의 동점골을 터트린 최태욱도 "헤딩골 기회를 놓치고 나서 꼭 골을 넣겠다고 각오를 했는데 뜻밖에 기회가 금방 찾아왔다"며 "팬들의 열띤 원정 응원이 한 발짝 더 뛰게 하는 자극제가 됐다"고 기뻐했다.

(성남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