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6강 플레이오프 제도가 달갑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 참 좋은 제도 같군요"(전북 최강희 감독)
프로축구 삼성하우젠 K-리그 2008 6강 플레이프에 진출한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 김학범 성남 일화 감독, 김정남 울산 현대 감독,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궁극의 목표인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소망하며 재미있는 말 잔치를 벌였다.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4명의 사령탑은 20일 오전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마다 승리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팽팽한 긴장감이 예상됐지만 연륜이 쌓인 감독들은 재치있는 입담으로 어색한 기자회견의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먼저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낸 것은 최강희 감독. 최 감독은 "원래 6강 플레이오프 제도가 달갑지 않았지만 이렇게 올라오고 보니 참 좋은 제도 같아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6강 플레이오프가 도입될 때부터 사령탑들의 반대가 많았던 제도지만 정작 그 무대에 오르고 보니 생각이 달라져 버렸다는 것.
어색하지만 짧은 한국말로 대답에 나선 파리아스 감독도 인상적이었다.

파리아스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를 넘어서 다음 상대로 만나고 싶은 팀을 찍어달라'는 질문에 웃음을 지으면서 큰 소리로 "몰라~!"를 외쳐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4명의 사령탑 가운데 '맏형'인 김정남 감독은 특유의 은유법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 감독은 경기를 앞둔 소감에 대해 "오늘 가장 먼저 행사장에 도착하고 단상에 오른 게 바로 나"라며 "경기 결과도 울산이 선두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 우연하게 울산 공항에서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을 만났다.

아마 나중에 또 만날 것만 같다"라며 6강 플레이오프를 뛰어넘어 챔피언결정전까지 노리는 속내를 살짝 내비쳤다.

김 감독은 특히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나고 싶은 상대를 얘기해 달라는 질문에도 "그동안 성남보다 전북과 경기를 할 때 득점이 많았다"며 "팬들도 득점이 많이 나는 경기를 원할 것"이라며 버거운 성남보다 전북과 경기를 하고 싶다는 뜻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