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서북부 이리시.시내에 자리잡은 컨벤션센터는 새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유세를 보기 위해 모여든 공화당 지지자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남편 토드,셋째딸 파이퍼와 함께 연단에 오른 페일린 후보는 '국가우선(country first)'이라는 슬로건이 붙은 단상에 서서 유권자들의 애국심을 자극하며 매케인 대통령 후보와 자신에게 투표해 줄 것을 호소했다.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가 경제이슈를 강조하며 승세를 몰아가자 안보문제를 부각시키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페일린은 전날 3300여만명의 시청자를 끌어들여 화제가 된 오바마 후보의 30분짜리 유세광고를 언급하며 "오바마는 국가안보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했다"며 "오사마 빈 라덴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줄 수 있다고 증명된 매케인을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경제문제와 관련해 "오바마는 세금을 올려 큰 정부를 만들려 한다"고 비판했다. 유세장에 모인 6000여명의 지지자들은 연설 중간중간 '새라'와 '유에스에이(USA)'를 연호하며 지지를 표시했다.

21명의 선거인단을 갖고 있는 펜실베이니아는 비록 1992년 이후 네 번의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텃밭이었다. 철강산업 등 미 제조업의 중심지였던 이곳은 여전히 보수 성향의 백인 노동자들이 많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이 오바마를 꺾고 승리를 거둔 곳이다.

페일린은 "'연설 잘하는 정치인'(오바마)에게 투표하지 말고 '일하는 리더'(매케인)에게 투표하라고 거듭 호소했다. 오바마는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를 다루기엔 경험이 부족하고 준비되지 않은 후보'라는 주장도 폈다.

혜성처럼 나타나 매케인의 지지도를 높이는 '히든 카드' 역할을 해내는가 싶더니 잇따른 흠집으로 최근 공화당 일각에선 골칫거리로 여기는 페일린.2012년엔 대선에 직접 도전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그가 이번 선거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또다른 관심거리다.

이리(펜실베이니아)=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