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매케인 대역전 실낱 희망

미국 대통령 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 결과나 전문가들의 예측은 거의 대부분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 버락 오바마가 승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일부 여론조사 결과 아직까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유권자 7명 중 한 명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에게 극적인 뒤집기 가능성이 완전 차단돼 있는 상황은 아니다.

초선 대통령으로서 미국 역사상 최고령자가 될 매케인에게는 비록 가능성은 많지 않지만 여전히 `컴백 키드'가 될 실낱같은 희망은 남아 있는 셈이다.

◇모든 여론조사 오바마 앞서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하나도 예외없이 오바마가 매케인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는 미 전국 지지도에서 매케인에게 최소 3%, 최고 11%포인트까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발표된 조그비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가 49%의 지지를 얻어 44% 득표에 그친 매케인을 5% 리드하는 것을 비롯해 갤럽 8% 포인트(51%-43%), ABC-워싱턴포스트 9% 포인트(53%-44%), CBS-뉴욕타임스 11% 포인트(52%-41%)차로 모두 오바마의 승리를 예상했다.

또 리얼클리어폴리틱스 6.3% 포인트(49.9%-43.6%), 라스무센리포트 5% 포인트(49%-44%), 핫라인 7%포인트(48%-41%), 조지워싱턴대/배틀그라운드 4%포인트(49%-45%) 등 다른 조사에서도 오바마 대세론이 확인되고 있다.

심지어 매케인에게 우호적인 대표적인 보수성향의 언론기관인 폭스뉴스의 여론조사에서도 오바마 47%, 매케인 44%로 오바마가 3%포인트 앞섰다.

매케인의 측근들도 자체조사 결과 비공식적으로 매케인이 4% 포인트 정도 뒤지는 것으로 됐다고 열세를 인정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를 토대로 일부 전문가들은 오바마의 압승을 전망하고 있다.

더욱이 이미 30개주에서 시작된 조기투표에서 오바마가 6대4 비율로 매케인을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올해 조기투표자는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거인단 예상 확보 격차는 더 커

미국 대선은 유권자들로부터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되는 직접 선거 방식이 아니라 각 주별로 할당된 선거인단을 더 많이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일종의 간접선거 방식이다.

이에 따라 전국적 지지도보다 주별 선거결과가 더 중요성을 갖는다.

각종 여론조사를 토대로 한 후보별 선거인단 예상 확보수에 있어서도 오바마의 확고한 우위가 드러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수는 538명. 이에 따라 과반인 270명의 선거인단을 누가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대다수 언론 및 여론조사기관들은 이미 오바마가 `매직 넘버'인 선거인단 270명 확보를 훌쩍 뛰어넘었다고 관측하고 있다.

온라인 정치전문매체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1일 오바마가 이미 대통령이 되기 위해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41명이나 넘긴 311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반면에 매케인은 132명을 얻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CNN도 현재 오바마가 291명의 선거인단을 이미 얻어 매케인(160명)을 크게 앞지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CNN은 지난 2004년 대선에서 공화당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겼던 주 중 버지니아(13명), 아이오와(7명), 미네소타(10명), 위스콘신(10명), 콜로라도(9명), 뉴멕시코(5명), 네바다(5명) 등은 이미 오바마의 승리가 사실상 굳어졌다고 밝혔다.

NBC방송도 선거인단수 확보 경쟁에서 현재로선 오바마가 286명을 얻어, 163명을 얻는 데 그친 매케인을 앞선다고 관측했다.

ABC방송(207명-158명)과 CBS방송(259명-163명)은 아직 오바마가 매직넘버 270명을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신중하게 접근했지만 역시 오바마가 매케인을 크게 압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직까지 두 후보간 경쟁이 치열한 경합주로 미 언론들은 플로리다(선거인단수 27명), 노스다코다(3명), 미주리(11명), 인디애나(11명), 오하이오(20명), 노스 캐롤라이나(15명) 등을 꼽고 있다.

매케인이 승리를 기대하기 위해선 이들 경합주에서 모두 승리해야 한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 경합주에서도 오바마가 오차범위내에서 혹은 이를 뛰어넘으며 매케인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층, 매케인에 희망될까

여론조사 결과와 이에 대한 분석, 향후 선거결과 전망이 이렇다고 해서 선거가 끝난 것은 아니다.

매케인 진영에게 희미하나마 희망이 되는 징후는 부동층.
AP통신과 야후뉴스는 지난 달 31일까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수가 유권자의 1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유권자 7명 중 한 명은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
대선에선 주별로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선거인단을 싹쓸이하는 만큼 매케인이 실제 투표에서 부동층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경우 현재의 열세를 일거에 뒤집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부동층 중에는 백인들의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전문가들이 `인종문제'가 막판에 최대변수가 될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도 이런 이유가 하나다.

뿐만아니라 매케인측은 `브래들리효과(흑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막상 투표소에 가서는 표를 던지지 않는 것)'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매케인 진영의 기대가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선거전문가들에 따르면 역대 미국 대선 사례를 살펴보면 부동층이 막판에 특정후보에게로 쏠리기보다는 양분되는 경향을 보여왔다는 것.
AP-야후뉴스 여론조사에서도 부동층 가운데 매케인 지지로 기우는 유권자는 10명당 4명꼴이었고, 오바마 지지로 돌아서는 부동층도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