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려끼쳐 송구...직불금 제도 개선되길"

`쌀 직불금 부당 수령 의혹'을 받고 있는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이 20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차관이 오늘 오전 적절한 경로를 통해 청와대에 구두로 사의 표명을 했다"면서 "이 차관이 이 대통령에게 직접 사의표명을 한 것은 아니지만 이 대통령에게 그 뜻이 전달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이 차관의 사표를 공식 수리한 뒤 곧바로 후임 인선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 차관의 사의 표명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은 직불금 부당수령 의혹으로 여야 정치권 등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으나 그동안 사의 표명을 미뤄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차관이 오는 23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의 국감 증인 출석을 앞두고 차관 신분으로 증인으로 나서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사의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차관은 이날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에게 사표를 제출한 뒤 복지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사퇴의 변'을 담은 이임사를 보냈다.

이 차관은 이임사에서 "마음의 빚을 지고 이 자리를 떠난다.

내 문제로 심려와 걱정을 끼쳐드리게 돼 송구스런 마음뿐"이라면서 "(다만) 현실에서 보면 제도와 현실이 따로 움직이고 잘못된 관행이 굳어져 버리는 일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또 "나를 마지막으로 정치권과 행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농민을 위한 진정한 대책이 어떤 것인지 논의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직불금 제도가 개선돼 실제 가난한 농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계기가 되길 부끄럽지만 희망해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