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구스타브'가 미국 루이지애나주 남부해안에 상륙하면서 세력이 다소 약화됐지만 새로운 허리케인 '한나'와 열대성 폭풍 '아이크'가 세력을 키우며 카리브해와 미 본토로 접근하고 있어 역내 허리케인 공포가 고조되고 있다.

한나는 1일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5시 현재(한국시간 2일 오전 6시) 풍속 129km의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채 바하마 군도에서 시속 5km의 느린 속도로 세력을 키워가면서 미국 남동해안을 향해 서진하고 있다고 미 국립허리케인센터가 밝혔다.

센터측은 "현재로선 불확실하지만 한나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부터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크(대서양제방) 지역까지 어디든 강타할 수 있다"며 미 남동부 지역 주민들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한나에 의한 인명 및 재산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현재 구스타브로 인해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아이티 전역에 강풍을 동반한 호우를 뿌리고 있으며, 미 본토에 상륙할 경우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이런 와중에 열대성 폭풍인 아이크가 이날 아프리카 대륙과 카리브해 사이에서 형성된 뒤 급속히 위력을 더해가면서 미국과 카리브해 연안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허리케인센터측은 5시 현재 아이크가 카리브해 동부 리워드제도에서 동쪽으로 2천250km 떨어진 해상에서 시속 26km의 빠른 속도로 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크는 최대풍속이 이미 85km에 이르렀으며 36시간내에 최소풍속 119km 이상인 허리케인급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센터측은 아이크가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에 도달하는 시점에 강력한 초대형 허리케인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루이지애나주 등 주민 200만명을 피난길에 오르게 한 허리케인 구스타브는 미국 멕시코만 연안에 상륙한 뒤 루이지애나주 도시로 향하면서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세력이 약화됐다.

하지만 주당국은 뉴올리언스시의 둑 2곳이 범람해 인근 지역이 침수되고 이중 1곳은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지역 주민들에 대해 대피령을 내렸다.

범람 현상이 발생한 지역은 뉴올리언스에서 남동쪽으로 80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2만1천500명 가량이 거주하고 있으나 현재 남아 있는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구스타브의 영향으로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주 주택과 사무실 90만 곳 이상이 전기 공급이 끊겼으며 정전 피해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의 한 리스크예측 회사는 구스타브로 인해 멕시코만 지역의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이 내년까지 5% 줄어드는 등 이번 허리케인 피해는 최소 60억달러에서 최고 1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구스타브로 발생한 미국 남부해안 지역의 피해 규모는 정확히 집계되고 있지 않지만, 조지 부시 대통령은 구스타브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3년 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등지에 막대한 인명, 재산 피해를 초래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보다 훨씬 낫다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전당대회 참석 일정을 취소하고 텍사스주 오스틴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 들러 허리케인 피해 상황 등을 보고받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한편 쿠바 정부는 이틀전 쿠바 서부지역을 휩쓸고 간 구스타브로 인해 주택 9만채가 파손되거나 무너졌으며 75만명이 살고 있는 해당 지역의 80%가 전기공급이 끊긴 상태라고 밝혔다.

(마이애미.워싱턴 로이터.AP.AFP=연합뉴스)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