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경(22.하이트)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역대 최고 상금이 걸린 하이원컵 SBS 채리티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서희경은 30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골프장(파72.6천47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후반에 크게 흔들려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사흘 연속 선두를 지킨 끝에 합계 8언더파 208타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전날까지 톱10 밖에 밀려있던 2008 US여자오픈 챔피언 박인비(20.SK텔레콤)는 하루동안 5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합계 6언더파 210타로 2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2005년 2부 투어를 거쳐 2006년부터 1부 투어에 뛰어든 서희경은 작년까지 통산 상금 1억5천여만원을 넘어서는 2억원의 상금을 한꺼번에 받아 시즌 상금 랭킹에서도 단번에 2위(2억5천800만원)로 상승했다.

170㎝의 키에 유난히 다리가 길어 `슈퍼모델'이라는 별명을 가진 서희경은 이전까지 1부 투어에서 네차례 3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3타차 선두로 3라운드를 시작한 서희경은 전반에 버디 3개를 잡아 2위권과 격차를 6타로 벌리며 쉽게 우승하는 듯 했지만 역시 우승에 대한 압박감이 문제였다.

서희경은 13번홀(파5)에서 1타를 잃더니 15번홀(파3)과 16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하며 무너지는 듯 했다.

하지만 같은 챔피언조에 있던 지존 신지애(20.하이마트)도 역전의 명수답지 않게 같이 무너졌다.

전반에 1타를 줄이고 1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추격을 벌이던 신지애는 14번홀(파5)에서 16번홀(파4)에서 두차례나 어이없는 더블보기를 하며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신지애는 2언더파 214타로 공동 8위에 그쳤다.

박인비가 6언더파로 이미 경기를 끝낸 상황에서 8언더파까지 내려갔던 서희경은 그러나 17번홀(파3)에서 5m짜리 버디퍼트를 홀에 떨구며 극적으로 살아났고 18번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우승에는 지장이 없었다.

서희경은 "15번홀에서 또 보기를 하니까 같이 치던 신지애가 오히려 편하게 치라고 응원을 해 줬다.

정말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신지애와 광주에서 연습을 같이 했던 서희경은 "지애가 그토록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을 보고 많이 배웠다"며 "오늘 첫 승에 신경쓰지 않고 더 큰 목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희경, 신지애와 함께 챔피언조로 나선 김하늘(20.코오롱)은 1오버파 73타를 쳐 합계 4언더파 212타로 유소연(18.하이마트), 윤채영(21.LIG)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