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야구 4강전, 마운드 총동원령
2008베이징올림픽 야구에서 7전 전승으로 4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대표팀이 준결승을 앞두고 마운드에 총동원령을 내렸다.

한국은 본선 풀리그에서 무패 가도를 달렸지만 일본 또는 미국과 22일 맞붙을 예정인 준결승에서 자칫 패한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 모두 최상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준결승전 상대가 미국이면 류현진, 일본이면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울 전망이다.

15일 캐나다전에 선발 등판, 완봉승을 거둔 류현진은 22일까지 6일을 쉴 수 있다.

프로야구 전반기 막판에 그의 어깨에 쏠렸던 우려를 캐나다전 9이닝 5안타, 무실점 완봉승으로 털어낸 만큼 준결승에서도 호투가 기대된다.

김광현은 13일 미국과 첫 경기에서 1이닝을 던진 데 이어 16일 일본전 선발 중책을 맡아 5⅓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김광현 역시 5일 휴식 후 선발 등판에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메달 색깔을 가를 4강 경기를 투수 한 명에게 맡길 리는 없다.

김 감독은 동원할 수 있는 투수진을 모두 마운드에 올릴 계획이다.

류현진, 김광현은 물론이고 봉중근, 송승준 등 선발 요원과 윤석민, 권혁, 정대현, 오승환이 모두 출격 대기 태세에 들어갔다.

김 감독은 이를 위해 20일 네덜란드전에는 장원삼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의 어깨를 쉬게 했다.

마운드 총동원령은 준결승과 결승전이 모두 1∼2점차로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예상에 근거하고 있다.

김 감독은 19일 쿠바전 승리 후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선 많은 점수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경기에선 강한 마운드를 보유한 팀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준결승 승리는 결국 투수들의 어깨에 달린 셈이다.

타선은 이종욱, 이용규, 김현수 등 `테이블 세터'들이 불꽃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가운데 이승엽, 김동주 등 중심타선의 폭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승엽은 풀리그 6경기에서 22타수 3안타(타율 0.136), 2타점 부진에 빠져있다.

하지만 이승엽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차 예선에서도 일본을 상대로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고비마다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렸다.

베이징에서도 풀리그 2차전 중국전에서 0-0으로 맞선 연장 11회 끝내기 안타로 한국의 체면을 지켰다.

큰 경기에 강한 이승엽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김 감독은 20일 네덜란드전 선발 명단에서 이승엽을 제외해 컨디션을 조절하도록 배려했다.

김동주, 진갑용, 박진만 등 부상자들도 4강과 결승전에는 모두 투입될 전망이다.

(베이징=연합뉴스)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