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강조하면서 대기업들의 그린비즈니스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하이브리드카 등 그린 카와 태양광,2차 연료전지,발광 다이오드(LED) 조명 등 다양한 그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삼성 현대ㆍ기아자동차 LG SK 등 대기업들은 '녹색 강국'을 앞당겨 실현하기 위해 전반적인 투자 계획과 사업별 추진 일정 등을 재점검하기 시작했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내년 7월로 예정된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카 양산 등 그린카 실용화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토록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친환경차 개발이 경제 성장에 큰 의미를 갖고 있다"며 "현대ㆍ기아차는 하이브리드카와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한층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차 분야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벤처기업을 육성해 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현대ㆍ기아차는 내년 아반떼 하이브리드카에 이어 2010년 중형차 하이브리드카,2012년 첫 연료전지차 생산에 나설 방침이다.

구본무 LG 회장의 그린 비즈니스에 대한 열정도 뜨겁다. 구 회장은 얼마 전 예고 없이 LG이노텍 사업장을 찾았다. 이 회사는 차세대 조명시장을 좌우할 LED를 놓고 삼성전기와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은 태양광과 LED를 그룹의 신성장을 위한 그린 비즈니스의 핵으로 보고 있다"며 "임직원들에게 늘 긴장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신성장 동력으로 환경과 에너지 분야를 지목,직접 뛰고 있다. 그는 최근 대전 SK기술원을 이틀간 찾아 SK에너지의 신ㆍ재생 에너지사업 관련 연구ㆍ개발(R&D) 현황을 파악한 뒤 연구원들에게 "무엇보다 향후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먹을 거리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SK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2차전지 개발과 수소 충전소 운영 등 신ㆍ재생 에너지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도 태양광 등을 중심으로 그린 비즈니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 계열사가 뛰고 있다. 삼성전자 LCD총괄에서 태양광 셀을,삼성SDI는 태양전지 개발을 적극 추진 중이다. 삼성에버랜드는 다음 달 경북 김천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운영하며 상용화를 꾀한다. 삼성전기는 차세대 조명의 핵으로 떠오른 LED사업을 강화하는 중이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