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커피 용량이 175㎖라는 편견을 버려.'

캔커피,차음료 등 음료 제품의 용량이 다양해지고 있다. 타깃 고객층에 맞춰 용량을 차별화하는 '용량 마케팅'이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

코카콜라가 최근 내놓은 '조지아커피'는 용량이 240㎖로,여성들이 마시기엔 다소 양이 많다. 경쟁제품인 동서식품의 '맥스웰하우스'와 롯데칠성의 '레쓰비'가 175㎖인 데 비해 37% 늘어난 양이다. 코카콜라는 주 타깃인 30~40대 남성을 대상으로 적정 캔커피 용량을 조사한 결과,기존 제품 하나로는 양이 부족하고 두 개는 양이 많다는 의견이 적지 않아 240㎖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해태음료가 네슬레와 손잡고 선보인 '네스프라떼'는 기존 제품보다 60% 늘어난 280㎖(페트병)다. 소비자들이 이동하면서 마신 뒤 뚜껑을 닫아 보관할 수 있게 한 게 특징.해태음료 관계자는 "커피 전문점이 늘어나면서 한번에 마시는 양이 늘어난 데다 주요 고객층의 취향과 원하는 용량을 조사한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음료의 용량도 제각각이다. 종전 페트병 차음료 용량은 500㎖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310~410㎖까지 다양한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여성 소비자들이 원하는 양에 맞췄기 때문.롯데칠성이 지난 2월 내놓은 혼합차 '내 몸에 흐를 류(流)'는 175㎖ 캔과 340㎖ 페트병이 함께 나온다. 동아오츠카의 '블랙빈 테라티'(340㎖)와 코카콜라의 '쇼켄비차'(350㎖)도 용량을 차별화한 사례다.

최근 리뉴얼한 롯데칠성의 '2% 부족할 때'는 갖고 다니기에 다소 부담스럽던 기존 500㎖ 페트병 대신 350㎖를 주력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해태음료의 어린이 음료 '깜찍이 소다' 용량은 300㎖로,주 고객인 어린이들이 휴대하기 편하면서도 일반 캔 음료보다 좀 더 많이 마실 수 있도록 양을 조절했다.

기능성 음료나 매일 아침 마시는 음료는 200㎖ 이하 제품이 많다. 한국야쿠르트의 '하루야채 퍼플'(200㎖)과 발효유 '윌'(150㎖),숙취 해소음료인 '컨디션파워'(100㎖) '모닝케어'(100㎖) 등이 그렇다. 야쿠르트 관계자는 "음료제품 용량은 주 고객의 연령과 성별,라이프 스타일,제품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며 "맛과 디자인 못지 않게 용량도 중요한 마케팅 변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