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상임고문에게는 '한국 전자산업의 산증인','국보급 CEO(최고경영자)'란 수식어가 붙는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1966년 삼성그룹에 입사하면서 42년 '전자맨' 인생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가전부문 대표이사 부사장(1990년),삼성전기 사장(1992년),삼성전관 사장(1994년) 등을 거치면서 삼성을 대표하는 '테크노 CEO'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가 삼성을 대표하는 전문경영인으로 떠오른 것은 1997년부터다. 그해 삼성전자 총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그는 외환위기를 맞아 1만6000여명의 임직원을 구조조정하고 120여개에 달하는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면서 삼성전자의 체질을 개선했다. 이때 얻은 별명이 '기술 마법사(tech wizard)'와 '혼란 제조기(chaos maker)'였다. 차별화한 기술 개발을 주도하면서 경쟁사를 압도하고,임직원들에게는 끊임없이 위기의식을 강조하는 그의 리더십을 빗댄 표현이다.

윤 고문의 주도 아래 체질 개선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이후 무한성장을 거듭했다. 매출은 1997년 18조5000억원에서 작년 63조1700억원으로 불어났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8500억원에서 5조9000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작년에는 독일 지멘스와 미국 HP에 이어 세계 전자업계에서 세 번째로 연간 글로벌 매출 1000억달러를 돌파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런 성과를 올린 그를 2005년 미국 경제지 포천은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계 인사'로 선정했다. 삼성그룹 내에서도 이건희 전 회장의 경영철학을 가장 완벽하게 이해한 CEO로 평가받는다.

윤 고문은 소문난 독서광이다. 전공인 공학은 물론 인문학,특히 역사학에 조예가 깊다. 세계 각국의 정치ㆍ사회사와 산업발전사를 줄줄이 꿰고 있을 정도다. 최근 읽고 있는 책도 서구 경제 발전사의 알려지지 않은 이면을 다룬 '부(富)의 역사'다.

1944년 경북 영천 출생으로 부인 이수곤씨(60)와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저서로는 2004년에 펴낸 '초일류로 가는 생각'이 있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회장,한국전자산업진흥회 회장,전자부품연구원 이사장,대중소기업협력재단 이사장,국가과학기술위원회 민간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