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니건스의 파산 신청, 스타벅스의 매장 축소 등 미국 외식업계가 최악의 침체기를 맞으면서 국내 외식업계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경기 부진과 고(高)물가 여파로 가정마다 가장 먼저 줄이는 가계부 항목이 외식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업계는 지난해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빕스·T.G.I프라이데이·베니건스·토니로마스 등이 일제히 외형이 줄고 수익성이 나빠졌다. 웰빙 열풍에다 시푸드 레스토랑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손님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T.G.I를 운영하는 푸드스타는 지난해 매출(914억원)이 전년보다 10%가량 줄었고 영업 손실도 79억원에 달했다. CJ푸드빌의 빕스도 매출이 5% 감소했다. 베니건스를 운영하는 롸이즈온은 924억원 매출에 12억원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올 들어선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국 외식업계처럼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웰빙 메뉴 개발,저가 메뉴 출시,알뜰 마케팅 이벤트 등 다양한 불황 대책으로 상반기 매출이 소폭 늘었다는 게 외식업체들의 설명이다. 업계 1위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소폭이나마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웃백 관계자는 "쇠고기 파동으로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지난 4월부터 TV 광고를 내보내며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시푸드 등 다양한 여름 신메뉴를 출시하면서 예상보다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 부진 속에서도 대부분 업체들이 매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점도 미국 외식업계와의 큰 차이점이다. 아웃백은 현재 100개인 매장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빕스도 지난해 12월 이후 매장을 4개 더 열었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올 상반기에만 21개 점포를 열어 미국 스타벅스가 600개 매장을 줄인 것과는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고유가와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불구,패밀리 레스토랑들은 메뉴 가격을 올리지 않거나 거꾸로 저가 메뉴를 선보여 돌파구를 찾고 있다. 토니로마스는 기존 메뉴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테이크아웃 메뉴를 출시하고 맥주 무한 리필 등 알뜰 마케팅을 펴고 있다. 토니로마스 관계자는 "원가 부담이 크기는 하지만 오히려 알뜰 마케팅으로 고객들이 많이 몰려 4~6월 감소세이던 매출이 이달에는 전월보다 9.5%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 베니건스도 웰빙 열풍에 맞춰 올해 '파머스 베니건스'로 새로운 컨셉트의 매장을 선보이면서 지난 5월부터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설명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