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로 稅收 넘치는 마카오의 '파격'…시민 1인당 60만원 현금으로 준다
카지노산업으로 재정이 튼튼해진 마카오 정부가 모든 시민들에게 오는 7월까지 1인당 60만원의 현금을 나눠주겠다는 파격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무려 27.3%의 성장률을 기록한 마카오의 재정수입 75%는 카지노에서 나왔다.

에드먼드 호 마카오 행정장관은 22일 입법회의에서 53만명의 마카오 주민들에게 20억파타카(약 2380억원)의 현금을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마카오에 사는 거주민 46만명에게는 5000파타카(약 60만원),해외 유학생 등 해외 체류 중인 주민에게도 3000파타카(약 36만원)를 현금으로 주겠다는 것이다.

마카오 정부는 또 공공주택 신청 대기자들에게 임대료의 절반가량을 보조해주는 한편 쌀값 상승으로 시름하고 있는 서민층을 위해 보관 중인 쌀을 저가에 방출하고,공공건축 사업에서 마카오 현지 주민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키로 했다.

마카오 정부의 '선심 행정'은 홍콩 정부가 올초 월소득 1만홍콩달러(약 127만원) 저소득 근로자 130만명에게 6000홍콩달러(약 76만원)씩 나눠주고 홍콩 내 240만가구에 가정별로 1800홍콩달러(약 23만원)씩 전기요금을 지원하겠다는 정책과 유사하다.

고성장을 통해 거둔 막대한 재정수입 일부를 물가 급등으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서민들을 위해 쓰겠다는 얘기다.

마카오는 40년간의 카지노 시장 독점을 깨고 2003년 대외에 개방하면서 성장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마카오 내 카지노 테이블은 2003년 424개에서 지난달 말 현재 4311개로 10배 이상 급증했으며 슬롯머신도 814개에서 1만3552개로 늘어났다.

카지노 리조트도 11개에서 29개로 증가했다.

마카오는 2006년 라스베이거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도박도시에 오른 이래 카지노산업 수익이 지난 1분기 전년 동기보다 62% 증가한 298억파타카(약 3조5462억원)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덕분에 마카오 정부의 재정잉여금은 지난해 210억파타카(약 2조4990억원)에 달했다.

마카오의 카지노산업이 초호황을 보이고 있는 것은 대외 개방에 따른 시설 확충과 함께 도박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대거 몰린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마카오 방문 관광객 수는 2700만명으로 전년보다 22% 늘어났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중국인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 도박으로 해외로 유출된 자금 규모는 6000억위안(8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카지노 덕택에 고성장을 구가했지만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물가가 급등하면서 사회불안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마카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6000달러로 홍콩을 제쳤지만 성장의 열매가 카지노 종사자에게만 떨어졌다는 비판이 거셌다.

특히 학생들이 자퇴하고 카지노로 일자리를 찾아나서는가 하면 은행이나 심지어 병원에서도 카지노에 직원을 빼앗기는 등 부작용도 심각했다.

지난해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마카오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9.49%로 치솟았으며 주택 임차료와 의료비도 15.6∼24.2%의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서민 가계에 주름살을 키웠다.

마카오 정부는 빈부격차 해소 노력과 함께 카지노 증설을 당분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개발 부지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고 당분간 카지노 신설 및 테이블이나 슬롯머신 추가 설치를 허용치 않겠다는 것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