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국제전화를 하다보면 통화도중 상대방의 음성이 끊어질 때가 많다.

또 목소리가 웅웅 울리거나 자기가 얘기한 말소리가 반향되어 다시 들리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무선통신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지형 빌딩 방해전파 등에 의해 갖가지 간섭을 받기 때문이다.

지하상가 터널 지하주차장 등에서는 더 심하게 간섭을 받는다.

이 같은 간섭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무선통신을 연결하는 중계기의 성능이 좋아야 한다.

지금까지 휴대폰 무선랜 무전기 등 무선통신기기를 통해 정보를 매끄럽게 전달하는 방법으로는 유선인 광케이블을 통해 특정지역까지 전파를 보낸 뒤 무선으로 보내는 방식을 써왔다.

그러나 중국 미국 러시아 유럽 등 땅이 넓은 지역에선 광통신라인을 다 설치하기가 너무 힘들다.

따라서 이런 지역에선 RF(Radio Frequency)중계기라는 무선중계기를 쓴다.

그런데 RF중계기는 간섭현상이 심한 것이 문제다.

중국 러시아처럼 넓은 지역에서는 광케이블을 설치하자니 돈이 너무 많이 들고,RF중계기를 설치하자니 간섭 현상이 심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이들 두가지 중계기의 단점을 깨끗이 해결한 중계기가 한국에서 개발됐다.

이 중계기의 이름이 '간섭제거(ICS)무선중계기'다.

이 중계기가 개발돼 나오자 미국 일본 등으로부터 수요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무선통신 업계는 ICS중계기의 세계시장 규모가 올 하반기부터 급격히 늘어나 적어도 2년 뒤에는 60억달러(약 6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급팽창하는 ICS중계기 세계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기업이 한국의 리노스(공동대표 노학영♥이원규)이다.

리노스는 지난해 9월 ICS중계기를 최초로 개발한 유비크론을 인수하고 이 회사의 신양수 대표를 기술본부장(CTO)으로 초빙하면서 이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와이브로용 중계기도 개발해냈다.

이 중계기가 개발되자 유럽지역 이동통신 사업제들로부터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리노스 측은 밝혔다.

특히 동유럽 지역의 경우 아직까지 광케이블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이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리노스는 지난해 89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에 비해 275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더욱이 리노스는 지난해 영업이익도 64억원이나 올려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부상했다.

매출은 주로 무선통신솔루션 분야에서 나왔다.

여기에다 올 하반기부터 ICS중계기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원규 리노스 대표는 "ICS중계기 분야가 앞으로 2년 뒤 약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효자상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노스는 앞으로 디지털 방송분야도 새로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본다.

그 이유는 인터넷TV 및 케이블TV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웹TV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웹TV 솔루션과 디지털방송광고 솔루션 시장이 팽창한다는 것이다.

리노스는 이에 대비해 이미 관련 기술을 개발해 놓고 있다.

이 회사의 DBS(Digital Broadcasting Solutions)사업본부는 디지털방송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베이스밴드 시스템 설계 및 압축다중화 솔루션을 개발한 상태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9월 인터넷 텔레비전인 IPTV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리노스는 정부가 이러한 발표를 하기 이전부터 디지털방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끊임없이 기술 개발을 해왔다.

이에 따라 IPTV가 본격 상용화되고 케이블TV 시장이 확산되면 이 분야의 매출도 증대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능형 영상감시시스템 분야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이 회사가 새로 개발한 디지털비디오레코더(DVR)는 제조업체를 비롯 군대의 경계근무,관공서 및 지자체의 방범시스템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국가통합망 1차사업,서울메트로 9호선,인천공항 2단계사업 등의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도 이 회사가 자랑할 만한 실적이다.

리노스는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이미 대규모 자금도 조달해놓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로시장에서 2000만달러(약 190억원) 규모의 자금을 해외회사채 발행을 통해 마련했다.

한편 이 회사의 패션앤브랜드사업본부는 '키플링' 브랜드로 영업활동을 개시해 현금수익을 올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정보통신서비스(ITS)사업본부는 660여 신용협동조합의 전산정보시스템의 유지보수 사업을 맡아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리노스의 사훈은 '행복한 만남(Happy Together)' 이다.

이 회사는 경영자와 사원의 만남,투자자와 기업의 만남,생산자와 수요자의 만남 등 모든 만남이 다 행복하기를 추구하는 기업이다.

2년 전 300억원대였던 매출이 올해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성장 저력은 바로 만남을 중시하는 인간 존중에서 비롯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치구 한국경제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