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처음으로 `조직의 쓴맛'을 봤습니다."

광주 지역에서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으나 통합민주당의 현역 강기정 의원에게 패배한 한화갑 전 구(舊) 민주당 대표는 10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패장의 변'을 털어놨다.

한 전 대표는 "민주당 공천장만 받으면 당선되던 편안한 선거와 달리 이번 선거에선 평생 처음으로 조직을 통한 선거를 경험했다"며 "`선거의 맛'을 톡톡히 경험했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홍업 전 의원과 함께 이른바 `동교동계 3인방'으로서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던 한 전 대표는 그러나 강 의원에게 2만3천여표라는 큰 차이로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그는 "구 민주계의 출마 요청을 받았고, 광주에서 저(동교동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정면 돌파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동교동계에 대한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을 동시에 느꼈다"라고 선거 운동 과정에서 느낀 소회를 털어놨다.

한 전 대표는 이어 "`이번이 마지막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선거에 나섰다"며 이번 패배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날 뜻을 밝히는 듯 했지만 `세대교체론'에 대해서는 이번 총선의 최고령 당선자인 이용희(76) 의원을 거론하며 "정치인 정년을 늘려야 한다"고 말해 미련이 남은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지시대로 목포와 무안.신안을 양보하고 광주에 출마했지만 김홍업 전 의원의 낙선에서 보듯 DJ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을 느꼈다.

선거 막판에는 `DJ의 방문은 오히려 독이다'는 의견도 있었다"라며 그동안 자신이 모셔온 `주군'의 영향력이 다해가는 데 대한 씁쓸함도 내비쳤다.

한편 광주.전남 지역에서 이번 총선이 끝나자마자 고개를 들기 시작한 `탈당 출마자 복당설'과 관련해 그는 "민주당이 날 어떻게 대해주느냐에 달려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광주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