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이틀 앞두고 국내 투자자들은 보유 주식을 처분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은 순매수에 나서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일 오전 11시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1465억원)들이 이틀 연속 '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유가증권시장뿐 아니라 코스닥 시장에서도 188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이고 있고, 선물 시장에서도 나흘 만에 매수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투신과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도 순매수를 기록하고는 있지만, 규모는 코스피 시장에서 806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25억원으로 제한적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양 시장에서 각각 2481억원과 192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소극적인 시장 대응은 설 연휴 동안의 불확실성을 회피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과거에도 설 연휴를 앞둔 시점에서는 단기적인 현금화로 개인들의 매도 비중이 높아졌었다고 설명했다.

경계 매물이 출회되면서 기관 역시 매도쪽에 서는 경향이 있었다고 소개.

반면 외국인들의 경우 최근의 주가 급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낙폭 과대로 가격 매력이 충분히 부각되고 있는데다 글로벌 금융 당국의 정책 공조 가능성 등이 美 경기 침체 리스크를 줄여줄 수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경기침체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정부의 경기 부양 및 시장 개입에 대한 명분이 강해진 상황"이라면서 "美 주택경기의 저점도 2분기를 전후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망가진 속도가 빠른만큼 바닥도 빨리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아무래도 이번 조정 국면의 진원지였던 미국 증시 상황이 다소 좋아지면서 증시 주변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증권사는 과매도 국면에 들어선 후의 자율 반등이라는 점에서 시장이 1750선까지는 추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시각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주말 대비 3% 넘게 급등한 1685.47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역시 20포인트 가까이 오른 631.68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은 "설 연휴를 목전에 두고 주식을 가지고 갈지 일부 현금을 보유하고 갈지 고민스럽다"면서 "일단 2월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만큼 주식 보유와 함께 추가 하락시 저가 분할매수 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 이영곤 연구원은 "시장이 악재에 둔감해져가고 있긴 하지만 고용지표 부진 등 美 경기 침체 가능성 확대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굳이 매도하진 않더라도 신규 투자자라면 설 연휴가 지난 후 매수 기회를 타진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