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스기 노부야 < 한국후지제록스 최고고문 nobuya.takasugi@kor.fujixerox.com >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서 밖에서 식사할 기회가 많아지고,체중도 늘기 시작했다.한국요리는 양이 푸짐하기 때문에 가끔 간단히 식사하고 싶을 때는 초밥을 하는 일식집에 간다.

대중문화가 개방된 이후에는 정통 일식집이 많아졌다.한국인이 일본요리를 맛볼 수 있는 문화 교류의 기회가 많아졌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 환경의 영향으로 식재료에 쌀과 보리를 중심으로 한 곡물과 야채,나물,어패류,해조류가 자주 사용되어 왔다.생선회나 초밥처럼 해산물을 날것으로 이용하는 습관은 일본요리의 특징으로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양국 모두 육식은 근대에 들어와 먹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는 음양오행의 사상에 따라 오미(쓴맛 단맛 신맛 매운맛 짠맛),오색(적 녹 황 백 흑),오법(굽기 삶기 찌기 볶기 날것)을 균형있게 요리에 적용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밥상 차림은 모든 요리를 한번에 내는 것이 특징이다.밥과 국을 숟가락으로 먹으며 밥을 국에 말아 먹거나 비벼 먹는 것이 보통이다.한국요리의 원점은 '섞는 것,즉 비빔'이다.또 손님으로 초대받았을 때는 음식을 다 먹지 않고 약간 남기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배불리 대접받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럴 때 일본인은 '아깝게 남기다니…'라고 생각한다.

식당 등에서 남는 음식을 보면 배고픈 다른 나라에 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한국요리는 궁중요리와 서민요리로 크게 나누어지는 데 비해 일본요리는 정식요리,정진요리,회석요리 등이 있다.

일본에서의 일상적인 식사는 밥,국,반찬 세 가지(주요 야채 한 가지와 부야채 두 가지)로,이를 섞어서 먹는다.일본요리는 담백하고 건강에 좋다고 하는데,이것이 일본을 장수 국가로 이끈 요인이기도 하다.어느 한국 지인은 "한국요리는 비벼서 먹고,일본요리는 눈으로 먹는다"고 말한 것처럼 일본요리는 보기 좋게 담아내는 미학이 큰 특징이다.조리한 식재료의 색감을 어울리게 잘 내어놓는 것뿐만 아니라 그릇의 질감이나 문양 등도 느끼게 하고,계절과 분위기를 같이 담는 것도 조리의 하나라고 여기고 있다.일본인은 밥과 국이 담긴 그릇을 손으로 들고 젓가락으로 먹으며,남기지 않고 다 먹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한다.

한국에는 개고기를 먹는 습관이 있는데,일본에는 없다.마찬가지로 일본에는 말고기를 먹는 습관이 있지만 한국에는 없다.이런 양국의 문화적 차이가 비난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