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가 코스피지수 1,900선을 중심으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게걸음 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4일 증시 전문가들은 다음주부터 이뤄지는 미국의 금리인하 여부와 폭, 국내 대통령선거 결과 등에 의해 향후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결정과 국내 대통령 선거결과가 시장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일 경우 연말에 산타 랠리를 기대할 수 있고 내년 초에도 상승세로 새해를 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미 금리인하가 향후 장세의 핵심 변수" = 최근 지수 1,900선을 놓고 매도-매수 주체 간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으나 3일에 이어 이날도 다음주부터 이뤄지는 굵직한 변수들을 앞두고 관망심리가 생겨나 거래 자체가 급속하게 줄어드는 등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3일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5조원 밑으로 떨어졌으며 지수도 3.57포인트(0.19%) 하락하는 등 소폭 내리는 데 그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대금이 5조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 9월18일 이후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증시 일각에서는 미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 등으로 인해 실물경제의 둔화우려가 커지면서 11일로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 폭이 당초 예상됐던 0.25%포인트를 넘어 0.5%포인트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당초 올해 산타랠리를 포기했던 투자자들도 이번 금리인하를 계기로 투자심리가 되살아난다면 올해가 가기전에 한차례 랠리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미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에서 이달중 금리인하 가능성은 100%이며 이 가운데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과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각각 60% 대 40% 정도 수준이었다.

이에 앞서 일주일전에는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과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각각 98% 대2%였으며 1개월전에는 0.25% 인하 가능성이 68%였으나 0.50%포인트를 내릴 가능성은 0%였고, 오히려 동결 가능성이 32% 정도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졌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당초 예상대로 FOMC 회의에서 미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경우 시장에 상당부분 선반영돼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따라서 전격적으로 0.5%포인트를 내린다면 연말에 소규모 산타랠리 또는 안도랠리 정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0.5%포인트의 금리인하 단행이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도움이 되겠지만 금리인하 폭이 크다는 것은 미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일 수도 있어 장기적으로는 무조건 긍정적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SK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FOMC에서 0.5%포인트까지 금리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경기둔화 우려감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 "대통령선거 결과도 변수될 수 있다" = 이달 19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 결과는 미 FOMC의 금리결정과 함께 국내 증시에 커다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이와 관련해 이날 보고서를 내고 지난 88년 이후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던 김대중 정권을 제외한 노태우.김영삼정부와 참여정부의 경우 정권 출범 1년간 지수상승률이 대부분 40% 정도 상승하는 등 양호한 지수흐름을 보여왔다고 밝혔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대체로 신정부 출범초기 주식시장의 흐름이 좋았기 때문에 최근 실탄이 풍부한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FOMC회의와 대선 이후 글로벌시장과 국내시장의 주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선취매가 들어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