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을 눈앞에 둔 31일 국내 증시는 최고가 경신에도 불구하고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 참여자들은 FOMC의 추가 금리 인하를 기대하면서도 유가와 환율 등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전문가들은 FOMC가 9월에 이어 다시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글로벌 유동성의 증시 유입을 촉진해 증시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금리가 동결될 경우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0.25%포인트 인하 유력

대다수 전문가들은 FOMC가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난번 전격적으로 연방기금 금리를 5.25%에서 4.75%로 0.50%포인트나 내린 것과 달리 인하폭은 0.25%포인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미 연방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0.25%포인트 인하가 92%로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는 글로벌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FOMC의 금리 인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로 발생한 경기 둔화와 침체의 연결고리를 일부 끊어준다는 점에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 이후 글로벌 증시를 이끌어 온 축의 하나가 FOMC의 금리 인하"라며 "이번에 다시 금리를 내린다면 미 금융당국이 시장친화적 결론을 내렸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FOMC가 금리를 0.50%포인트 대폭 내릴 경우 오히려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정상윤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9월의 경우 신용경색 해소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지만 이번에 0.50%포인트 다시 낮춘다면 미국 실물지표의 장기 악화 가능성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FOMC가 금리를 동결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동결로 신용 경색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내 증시는 며칠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을 경우 영향은 제한적이란 시각도 있다.

최 연구원은 "미국이 연방기금 금리를 내년 초까지 4.0∼4.25% 수준으로 낮출 것이란 기대감이 큰 상황이어서 동결하더라도 큰 악재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환율과 유가 움직임도 살펴야

시장의 예상대로 FOMC가 금리를 낮추더라도 경계해야 할 변수가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리 인하가 달러 약세를 부추기거나 고유가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장중 900원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장희종 CJ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의 금리 인하는 양날의 칼일 수 있다"며 "금리 인하가 유가 급등으로 이어져 글로벌 물가 상승을 야기할 수 있고 달러화 약세를 불러와 미국 경제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심 팀장은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화 가치의 추가 하락이 고유가로 이어지는 부담은 다소 덜해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